김영곤 시인
김영곤 시인
도둑이 들어올 때 노크를 하고 들어오는 법은 없다. 도둑맞지 않기 위하여 나 자신의 경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나 자신의 경비가 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요소라면 지나친 말일까?

요즘 청문회에서 주고받는 화제들이 기가 막히다.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폭로주의가 팽배하다. 내가 받아들일 생각인가 아니면 쫓아낼 생각인가 삶을 살아가면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현명한 판단을 해 나가는 것이 바로 삶의 경비철저이다.

야구 경기를 시청하면서도 선구안이 뛰어난 선수를 보면 안타제조기처럼 잘도 치고 나간다. 좋지 않은 방향으로 공이 올 때는 스트라이크 공 같아도 배트를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믿음 그것이 경비철저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보장된 길이 없기에 순백의 눈길을 첫 새벽에 걸어가듯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놓는 경비철저가 철저하게 요구된다. 나는 나이 60이 넘어 예수님을 믿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인으로 믿고 영접한지 3년이 지났고 집사직분도 맡았다. 하나님의 무한한 긍휼의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건만 사람들의 달콤한 유혹에 사로잡혀 때론 경비철저가 무색할 때가 많다. 이를 테면 식사기도도 빼먹는가 하면 내뱉는 말들의 언어순화가 결코 하나님을 기쁘시게 못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흔히들 주고받는 대화의 내용들을 보면 그들이 어느 정도의 인물인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작은 사람들의 화제는 남을 험담하는데 일관하며 보통사람들의 화제는 돈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큰 사람들의 대화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샘물 솟듯이 서로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화제를 만들고 그 화제가 사람을 만든다. 자신의 삶의 경비를 등한시하여 하찮은 험담이나 잡담에 삶의 대부분을 허비한다면 나의 인생은 그만큼 도둑맞고 좀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명심보감 성심편에 나오는 얘기로 ‘범을 그리되 가죽은 그리지만 그 안에 있는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은 알고 있되 얼굴과 외모는 알지만 그의 속마음은 알 수 없다’ 했듯이 우리는 실제보다는 외형적인 것만으로 사람들을 평가하기가 쉽다. 흔히 젊은이들이 결혼할 때 얼굴만 보고 모든 것을 평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겉모습을 보되 무엇보다도 얼굴의 안쪽에 있는 마음이나 생활습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에서도 겉만 보고 사람을 평가절하 한다면 그 사람도 어차피 가능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바둑을 둘 때 여러 수의 앞을 내다보듯 사람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의 자세가 중요하다. 가능성이 무한하게 열려 있는 사람, 무슨 일이든지 적극적이고 열심히 배우려는 자세와 긍정적인 사고로 대처하는 사람, 상대방을 따뜻하게 배려해주는 사람을 사회는 필요하고 부르고 있다.

사람의 일은 굴복시키기 쉬워도 마음을 굴복시키기 힘들다고 장자는 말했다. 상사가 부하에게 완전한 신뢰를 가지고 일을 맡길 때와 반신반의하면서 맡길 때의 결과는 엄청나게 다르다. 전폭적인 신뢰를 받았을 때 그에 비례하는 책임감은 더욱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사람은 책임감을 느낄 때 그 책임을 완수하기 위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기울이며 또한 잠재력까지 동원하여 노력을 하게 된다. 윗사람의 언행이 하찮은 것일지라도 아랫사람에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상사는 상사 나름대로의 태도의 경비철저가 아랫사람은 아랫사람 나름대로의 경비철저가 사기를 진작 시키기도 하고 저하시키기도 한다.

‘나는 할 수 있어’와 ‘나는 틀렸어’의 말이 오늘도 나의 가슴속에 버스럭대지 않는가 종종 생각해 볼 일이다. 그 무엇보다도 내 마음의 경비를 더욱 철저하게 하여 부정과 좌절이 아닌 긍정과 희망의 내일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마음의 경비에 더욱 힘을 기울이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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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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