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이 국내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의 대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을 따냈다.

서부발전은 UAE 수전력공사(EWEC?Emirates Water and Electricity Company)가 발주한 ‘UAE 아즈반 1,500MW(메가와트) 태양광발전 사업’에서 굴지의 글로벌 에너지기업 컨소시엄들을 따돌리고 서부발전?EDF-R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서부발전 이사회는 지난달 이와 관련한 투자승인을 마쳤다.

이번 사업은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동쪽으로 70km 떨어진 부지에 약 1조원 이상을 투입해 발전 용량 1,500MW의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초대형 신재생에너지 발전 건설 프로젝트다. 설비용량과 사업비 모두 한국기업이 수주한 태양광발전 사업 가운데 단일사업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발전소 면적(2,000만m2)은 축구장 2,850개, 분당신도시 넓이에 해당하며 연평균 예상 발전량은 약 4,500GWh(기가와트아우어)에 이른다. 해당 발전량은 인천광역시의 한 해(2022년 기준) 가정용 전력 소비량과 같다.

공사는 오는 2024년 6월 시작돼 2026년 7월 마무리된다. 준공 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태양광발전소가 될 전망이다. 향후 30년간 생산될 전력은 EWEC가 구매를 보장하며 누적 매출 전망치는 약 3조원에 달한다.

서부발전은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본금연계대출(EBL?Equity Bridge Loan)을 활용한다. EBL은 사업 참여사(주주)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사업에 투입할 자본금을 빌려주는 선진금융기법이다. 대출 기간에는 이자만 갚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금을 납입해야 하는 부담에서 자유롭고, 만기 때는 그동안 적립한 배당금과 대주단 성공보수 등을 상환자금으로 쓸 수 있다.

서부발전은 국내 기자재 업계의 동반 진출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사업 입찰 과정에서 설계?조달?시공(EPC)사와 협상에 나서 3,000만달러 이상의 한국산 기자재 사용을 관철했다. 국내 고압전선, 변압기 등과 전력 제어 기술 업체의 경쟁력을 적극 홍보한 결과다.

서부발전은 2019년 중동 신재생에너지 사업 개척에 뛰어들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3월 프랑스 국영전력회사(EDF?Electricite de France)의 신재생발전 자회사인 EDF-R(Renewables)과 협력해 총사업비 약 6,000억원 규모의 오만 마나(Manah) 500MW 태양광발전 사업을 따냈다.

서부발전과 EDF-R은 오만 마나 사업 수주에 기반해 같은 달 장기 파트너십을 약속하는 ‘중동 북아프리카 신재생?수소사업 전략적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UAE 아즈반 사업에서 두 회사가 긴밀한 협력으로 성과를 낸 배경이다.

태양광발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UAE 순방에서 강조한 양국의 전략적 협력 분야다. 서부발전은 대통령실과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의 지원에 힘입어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 수주에 성공하며 ‘제2의 중동 붐’ 실현에 한 발짝 다가갔다.

서부발전은 중동 붐을 이어가기 위해 UAE,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 등의 대규모 입찰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동에서만 발전용량 2,000MW에 달하는 사업을 따낸 만큼 이곳에서 만든 무탄소 전력으로 그린암모니아·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을 연계해 규모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수소를 ‘미래 에너지의 게임 체인저’로 설명하며 생산에 강점이 있는 중동, 유럽 등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수주 성과는 우리 정부가 무탄소에너지 확산을 위해 추진하는 ‘무탄소에너지연합’(CFA·Carbon Free Alliance) 결성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은 “UAE 아즈반 태양광사업 수주는 서부발전이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인정받은 사례”라며 “향후 중동에서 태양광, 그린수소사업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확대해 에너지 전환과 무탄소에너지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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