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두깨칼국수의 대표메뉴 해물칼국수(위)와 손만두(아래).
홍두깨칼국수의 대표메뉴 해물칼국수(위)와 손만두(아래).
맛의 혁명시대는 끝났다. 그저 친숙하고 은은한 국물 맛이면 최고의 오찬이 된다.

색이 싱그런 오이를 닮은 홍두깨칼국수. 입보다 눈으로 먼저 먹는 그 맛이 오늘같이 찬바람불고 비오는 날이면 더욱 그립다 그리워.

훅훅 불어 한입 호로록.

자기 한입, 나 한입 나눠먹던 진품 손만두의 식감은 또 어떻던가. 감히 태안의 1등 칼국수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홍두깨칼국수(대표 박용옥)는 벌써 13년간 외길만을 고집하고 있는 주인 박용옥(53ㆍ태안읍 동문리) 대표의 맛의 결정체이자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면’삶는 가족력에 힘입어 그 빛을 어느 때보다 더 발하고 있다.

“맛은 언제 어느 때곤 다 똑같지 않다”며 한사코 취재에 손사래를 치는 박 대표의 만류에도 태안미래가 추천하는 보석 같은 아홉 번째 맛집은 ‘아닌 밤중의 홍두깨’?, 아니, ‘태안 칼국수의 최고봉 홍두깨칼국수’되시겠다.

보글보글 부추로 만든 초록의 면이 직접 농사지은 감자, 통영서 아침 일찍 택배로 보낸 남해바다 미더덕, 가락동수산시장에서 공수한 바지락 등 각종 싱싱한 해산물로 맛을 낸 육수에 풍덩 빠져 헤엄치는 시각. ‘아는 사람’만이 찾는다는 담백하고 고소한 들깨수제비와 직접 반죽해 빚은 명품 손만두가 어우러져 손님들의 허기진 입맛을 사로잡는 바로 그때다.

면은 자고로 직접 손으로 뽑아야 맛이고, 육수는 귀하디귀한 천연재료 넣어 만들어야 정성.
홍두깨칼국수의 맛있는 해물(부추)칼국수는 색만큼이나 고운 자태로 손님들의 입맛 제대로 사로잡고 있다.

박 대표의 칼국수 외길 인생을 들춰볼라 치면 어언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항아리칼국수’에서 7년간 탄탄히 다져진 손맛 어디 가랴. 4년 전 홍두깨칼국수의 모태이자 박 대표가 태안에서 유수한 칼국수집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맛의 기반이 됐다.

거기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큰 오라버니가 평생을 중화요리집에 열정을 바치셨고, 바로 아래 오라버니도 평택에서 20여년째 칼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는 게 박 대표의 칼국사 사업에 구체적인 계기로 자리했다.

흔들리는 면, 춤추는 손만두, 거기에 고소한 우리네 정서를 대변하는 들깨수제비까지 박 대표는 고향인 태안을 사랑하는 마음을 대변해 소박하고 값도 저렴하면서 정성스러운 음식을 군민들과 함께하고 싶었단다.

홍두깨칼국수 전경.
홍두깨칼국수 전경.

무수히 많은 언론매체들의 맛집 방영 요청에도 우리지역 신문에 처음으로 취재요청을 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님마다 취향도 입맛도 다른데다, 어제 먹고 오늘 먹어도 한결같은 맛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이나 대중에 내세울 수 있을 지가 항상 고민이었습니다. 그래도 믿고 찾아와 주시는 고객님들 덕에 이렇게 신문지면에도 실리니 기쁠 따름이죠”

넉넉한 박 대표의 마음을 알수 있듯 칼국수가 나오기 전에는 항상 보리밥과 콩나물무침이 손님들의 달달한 식사시간을 먼저 맞는다.

칼국수와 함께 나오는 배추김치와 깍두기도 이 집만의 별미. 가끔은 이 김치 맛이 그리워 멀리서도 이곳을 찾는다하니 꼭 체인점이 아니어도 한결같은 인심으로 대접하는 홍두깨칼국수가 태안에 영원하길 바란다.

매월 첫째주 월요일은 휴무고 4인 기준 22개의 테이블이 홀과 방안을 메우고 있다.

홍두깨칼국수 한 그릇은 6000원. 들깨의 담백한 맛을 즐기고픈 손님들이라면 들깨수제비 6500원, 손만두 한 접시는 6500원, 오순도순 기분 좋은 만두전골은 작은게 17000원, 큰게 25000원이다.

예약문의는 041-672-7379. 장소는 태안읍 동문리 892-6번지 태안버스터미널 옆이다.

콩나물 팍팍 무친 보리밥의 깨알 같은 맛과 깔끔한 국물 맛이 땡긴다면. 홍두깨칼국수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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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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