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9일 태안경찰서 등에 따르면 태안군의 한 주택가에서 A씨(45)와 그의 아내 B씨(38), 9세 딸 등 일가족 3명이 차 안에 번개탄을 피운 채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A씨 모친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인근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이들 일가족을 발견했다.
차 안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유서 2장이 함께 발견됐다.
A씨 가족은 전날 함께 사는 모친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잠이 든 것을 확인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의 모친이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 아들 내외를 찾는다고 경찰에 신고해 수색 끝에 이들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경찰조사 결과 A씨 부부는 소아당뇨를 앓는 딸을 다년간 치료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A씨 부부가 남긴 유서에는 “딸이 너무 힘들어해서 마음이 아프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친정 식구들에게 쓴 유서에 “언니들에게 미안하다. 빨리 잊어달라. 장례는 우리 세 가족 합동 장으로 부탁한다”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A씨와 B씨는 평소 딸의 치료를 감당하며, 지역사회 봉사 등 활동도 활발히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가 지역 자율방범대장을 맡는 등 지역 사회 봉사 활동을 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부부가 딸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이웃·유가족 조사를 통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