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 최적지로 태안 선정, 신두사구의 생태계적 가치 제고 기대

1970년대 이후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소똥구리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해안사구이자 천연기념물 제431호인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에 터를 잡게 됐다.
태안군은 지난 13일 원북면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가세로 군수와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을 비롯해 환경부·국립공원관리공단·금강유역환경청·문화재청 관계자, 모항초 학생 및 지역주민 등 8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소똥구리 200마리를 방사하는 ‘신두사구 소똥구리 방사 행사’가 열렸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환경부의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전종합계획’에 따라 소똥구리의 서식지 내 복원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국립생태원이 주관했으며, 참여자들은 소똥구리 보호 표지판 제막식을 가진 후 지역 초등학생들과 함께 소똥구리를 방사하며 복원 사업의 성공을 기원했다.
소의 배설물로 경단을 만들어 굴리는 소똥구리는 과거 한반도를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했으나, 최근 대부분의 지역에서 절멸 또는 멸종위기에 있으며 국내에서도 1971년 이후 공식 발견 기록이 없는 상태다.
이에 국립생태원은 소똥구리 복원에 나서기로 하고 2019년 몽골 개체군을 국내에 들여와 인공 증식 기술개발에 나섰으며, 방사 최적지 선정을 위한 평가를 거쳐 지난 5월 태안군을 1순위로 정하고 준비에 나서왔다.
태안군도 신두사구의 생태환경 복원을 위해 국립생태원의 소똥구리 복원 연구에 함께 참여했으며, 2020년부터 사구 내에 한우를 방목(2020년 2마리, 2021년 3마리, 2022년 3마리, 2023년 5마리)하고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등 소똥구리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방사지로 선정된 신두리 해안사구는 우리나라 최대·최고의 모래언덕으로 통보리사초, 모래지치, 갯방풍 등 희귀 식물을 비롯해 종다리와 금개구리 등 흔히 볼 수 없는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받는다. 
지난 5월 ‘제3차 국립공원 계획 변경’으로 해당 지역이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편입돼 더욱 적극적인 복원 사업이 가능해지게 됐으며, 이번 소똥구리 방사를 통해 사구의 생태계적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번 방사행사의 경우 관계기관이 모두 합심해서 만들어낸 생물다양성 증진의 성공적인 결과물로, 신두사구가 생태 치유의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의미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세로 군수는 “멸종위기종을 지키는 일은 단순한 야생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생존의 문제로, 지속가능한 녹색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후손들도 소똥구리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서식지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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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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