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남 칼럼
류수남 칼럼

태안군 직제에 신속민원처리과(迅速民願處理課)와 가족정책과라는 부서(部署)가 있다. 이 부서명은 다른 지자체에서는 볼 수 없는 부서명이다. 타(他) 지자체에는 가족정책과를 여성정책과나 여성복직과 등으로 표기다. 
그래서 말로는 양성평등을 주장하면서 행정은 여성위주로 한다는 오해 받는 부서명이다. 그러나 태안군은 남녀 모두가 가족이 있음을 알고 가족정책을 수립하는 가족정책과다. 전국이 본받아야할 부서명칭이다. 
그러나 신속민원처리과는 명칭을 들을 때 마다 민원(民願) 처리는 공정과 신속이 원칙인데 왜 신속을 강조할까라는 의구심을 갖는다. 그간은 민원을 늦장 처리해 민원인들이 피해를 봤나? 아니면 민원은 신속과 지연 민원이 있다는 말인가? 아니면 신속(迅速)과 지연(遲延)으로 구분하겠다는 말인가? 궁금하다. 신속민원처리과라고 해서 은행의 입출금 업무처럼 즉석에서 처리하는가? 
태안군은 2층군수실 외에 1층 민원실에 이동군수실이 있었다. 최근에는 이를 없애고 민원인상담소가 들어섰다. 그동안 이동군수실의 역할이 뭐였고, 지금은 어떤 민원을 상담해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모른다.
그렇다보니 수개월째 해결을 못한 주기장 민원은 신속민원처리과와 무관한가? 또 지난 5월1일부터 개장하기로 했던 태안군 파크골프장의 원성(怨聲)이 1개월 이상 이어졌었다. 
그런데 신속민원처리과의 역할이 있었을까? 1개월 9일 만에 해결된 파크골프장민원과 아직도 해결을 못 본 주기장 민원은 신속처리를 왜 못할까? 5월1일부터 일기 시작한 파크골프장 원성은 개장 후 5년여 동안 원성 없이 운영했다고 한다. 
그런데 개장(開場)을 하루 앞두고 종전과 달리 오전8시 개장, 오후6시 폐장으로 시간이 변경되면서 이용자들의 막말 섞인 불만이 들불처럼 번졌었다. 육칠월 장마철의 맹꽁이소리처럼 시끄럽던 민원인들의 원성은 38일 만에 군수의 설명을 듣고 일단락됐다고 한다. 
군수의 말 한마디를 듣는데 38일을 걸리는 이유가 뭘까? 잔디를 연구하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답변이 늦어서였을까? 그렇다면 그동안 일부 민원에서 했던 ‘사실은 이렇다’는 지상전(紙上展)을 왜 안했을까? 
1개월이 지난 6월 8일 태안 신협 골프대회에 내빈자격으로 참석했었는지 아니면 이날을 기다렸는지는 모르나 가군수의 설명을 듣고 원성은 멈췄다. 그간의 신속민원처리과의 역할이 궁금하다. 이는 소통으로 천하태안을 이루고 지금보다 더 높이 날자는 군정구호를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군수를 보좌하는 참모들에 부탁이다. 어느 지자체장이나 책임은 무한책임이지만 지역을 보는 시야는 자동차의 네비처럼 세세히는 모른다. 그래서 참모가 있고, 참모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참모들은 모든 민원을 직시하고 보좌를 해라. 놀고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눈치보지 말고 할 말은 하라는 것이다. 국·과장 보통자리가 아니다.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성남의 대장이 없는 대장동사건을 대장동에는 대장이 없고,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그래서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라는 것이다. 무슨 말인지를 알라. 부서명처럼 신속(迅速)하고 정확한 보좌를 하라. 군수 입만 보지 말고, 군수가 생각하고 입을 열게 보좌하라. 
그렇지 못하면 무능한 조직의 무능한 공직자로 오해(誤解)한다. 양약이 입에는쓰나 병을 치료하고, 충언이 귀에는 거슬리나 행동에는 이로운 것이라는 양약고구이어병(良藥苦口利於病) 충언역이 이어행(忠言逆耳 利於行)이라했다. 그러니 충언을 외면하지 마라. 의회도 예외가 아니다. 
집행부와 의회는 감정과 오기, 편가름과 무능으로 오해 받지 마라.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제일 강한 사람이라는 자승가강(自乘家强)이라는 성어를 명심하라. 행사장에 참석했던 의원들에 묻는다. 
민원을 보고도 1개월여 동안 소리를 못낸 의회는 뭐하는 의회인가? 이유가 무엇이었나? 민원 발생 1개월이 넘었는데도 역할을 못했다면 민원현장에서 하는 행사는 왜 갔는가? 그동안 의원들이 존경한다는 주민들의 원성을 못 들었는가? 이것이 군민이 행복한 의회였나? 이것이 혁신인가? 말해보라. 선출직들은 명심하라.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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