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환 태안읍장
유연환 태안읍장

필자는 2016년 7월부터 2017년 말까지 1년 6개월간 주민복지과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때만 하더라도 복지서비스는 비교적 단순하였지만, 지금은 복지담당 공무원들조차 모르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기초분야의 복지서비스가 다양해졌다. 그만큼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집안을 살피다 보면 그분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분들이 저렴한 전세 또는 월세로 살기 때문에 집주인들로부터 지원받는 일이 별로 없다. 그러다보니 어렵게 사시는 분들은 생계비나 주거비 지원 등 최소한의 공적 부조로는 생활을 감당하기 어렵다.
복지사각지대가 생기는 원인은 본인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이유도 있지만, 어지간한 불편은 참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고 어려운 분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도모하기 위해 태안읍에서는 민간자원 발굴 및 연계 등을 통해 다양한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태안읍 연합모금 기부릴레이”사업이다. 
이 사업은 국가나 지방공공단체가 생활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최저 한도의 생활수준을 보장하여 지원해 주는 공적 부조와 다르다. 태안읍 연합모금 기부릴레이는 정부나 군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아니라 태안읍민들이 주체가 되는 복지서비스이다. 자발적으로 마음이 따뜻하신 읍민들이 기부금과 기부물품을 통해 나눔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복지서비스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이런 후원자 및 단체가 206건(명)이나 된다. 일시후원이 59건, 정기후원이 147건이다. 결산을 해보니 모금 목표액 4천만 원보다 훨씬 많은 7100만 원이 답지되었다. 무려 179% 초과 달성한 것이다. 
또 현물로 기부해 주신 단체나 개인의 모금액도 4700만 원에 이른다. 기부를 해주신 한분 한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태안읍은 이 후원금품으로 13개 특화사업을 추진하였다. 태안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유연환 읍장, 손진성 아이원 대표)에서 심도있는 심의를 통해 사업을 선정하였다.
대표 사업 몇 가지를 소개하면 설과 추석 명절에 식품꾸러미 200개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을 방문하여 격려를 하였다. 생활 필수품인 가전제품이 없거나 오래되어 고장난 33가구에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전기매트 등을 전달하였다. 또 4가구를 선정하여 주거환경을 개선하였다. 지붕을 보수하고 보일러 교체, 도배 및 장판, 창호 교체 등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23가구를 대상으로 생활불편해소 및 소규모 수선사업을 통해 주거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데에도 기여를 하였다. 
이밖에도 복지사각지대 예방을 위한“긴급지원 솔루션사업”으로 11가구에 생계비, 구급차 이송비, 월세 체납비 대납 등 생활안정에 도움을 주었으며, 중고생 16명에게는“꿈드림 장학금”을 지원하여 미래의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여러 가지 사업중에 가장 빛나는 사업은 이웃과 함께하는 식품 나눔“착한 냉장고 사업”이다. 읍사무소 로비에 냉장고 4대가 설치되어 있다. 식품지원이 필요한 가구들이 주 1회 착한 냉장고에 자유롭게 필요한 물품을 골라 가져가는 시책이다.
지난해는 모두 13,486명이 착한 냉장고를 이용하였다. 입소문을 통해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이 착한 냉장고를 찾고 있다. 
식료품 구입비는 연합모금과 공모사업을 통해 2천여만 원을 확보하여 지출하였다. 또한 개인 및 후원단체에서 180여 회 물품을 기부해 주셨다.
올해에는 지난 2월 16일 태안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열어 11개 사업 8천만 원의 목표액을 설정하였다. 당초에 목표금액 1억 원을 설정하였으나 기부상황을 지켜보면서 분기별로 금액을 조정하기로 하였다.
특이한 점은 기존사업 9개만 계속사업으로 유지하고 4개사업은 일몰사업으로 폐지를 하는 대신 신규사업 2개를 발굴하였다는 것이다. 신규사업은 어려운 가정의 어린이들이 소원엽서를 보내면 소원물품을 기부자와 연결하는“행복가득 소원나무 사업”, 그리고 다른 하나는 태안읍에 전입해 오는 저소득가구에 생활용품을 지원하는“어서와 YOU”사업이다.
기부를 하는데 큰 돈, 많은 물품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분은 누군가가 냉장고에서 물품을 가져가는 것을 보고 다음날 오토바이에 귤과 고구마를 가져오셨다. 귤을 봉지에 담아 냉장고에 넣을 때 지켜보는 마음이 애틋했다.
컵라면 12개를 가져 온 청년, 식용유와 캔커피를 가져 온 기초수급자, 밀가루 5봉지 그리고 아이들 과자를 가지고 오신 여성분 등 모두가 마음 따뜻한 소중한 분들이다. 
주는 자가 복되다는 말이 있다. 후원자들을 보면서 금액이 중요한게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낀다. 
앞으로 우리 읍은 찾아오는 기부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현장으로 찾아가는 복지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전단지를 만들어 업체를 방문하고 후원협약을 활성화 시키려고 한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기부금 2천여 만 원, 기부물품 8백여 만 원이 답지되었다.
태안읍 연합모금 기부릴레이는 작은 마음들이 모여서 풍선처럼 커지는 아름다운 사업이다. 기부도 습관이라는 말이 있다. 군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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