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이원면에서 지난 16일부터 열리기로 했던 가재산 벚꽃축제가 행사 당일 취소됐다.

매년 이원면에서 지원하던 500만원의 예산이 끊긴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의지를 가지고 행사를 추진하려던 (사)태안반도이원청년회는 ‘안전진단’이라는 벽에 부딪혀 행사 당일 돌연 취소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세월호 등 국내 각종 대형 재난사고가 터지면서 정부의 안전진단 규정이 더욱 강화된데 따른 것인데 이를 모르고 축제를 치르려던 반도청년회는 안전진단을 받지 못해 축제를 접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행사를 즐기기 위해 지난 주말 가재산을 찾았던 관광객 및 주민들은 진정 벚꽃 구경만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주말 비소식이 있었지만 토요일 오후 가재산은 그야말로 벚꽃으로 장관을 이뤘다.
가족, 친구, 연인끼리 놀러와 벚꽃아래서 사진을 찍고 싸가지고 온 도시락을 먹으며 주말의 여유를 갖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축제로 알고 왔던 몇몇 주민들에게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각종 체험프로그램 및 행사내용에 큰 기대를 하고 왔는데 예정됐던 점등행사나 음료수 증정 등의 부스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지역신문을 통해 행사소식을 듣고 찾아온 한 주민은 축제라고하기에는 썰렁한 행사장을 보며 황당해했다.

축제취소와 관련된 안내 문구는 그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러한 영문에 지난 21일 이원면사무소 부면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도 오고, 꽃이 없어 축제를 취소하게 됐다”는 다소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주말인 19일에는 비가 내렸지만 축제 점등행사가 예정됐던 17일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고 또 주말인 18일 토요일은 그야말로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나들이를 즐기기에는 그만인 날씨였기 때문이다.

생기고 없어지는 축제는 많지만 이번 경우처럼 축제 홍보를 해놓고 행사 당일 날 축제가 취소되는 경우는 참으로 드문 일이다.

안전진단을 해야 하는지 몰라 행사 당일 축제 취소 결정을 내린 반도청년회도 준비에 미흡했던 점을 여실히 드러냈고, 태안군이나 이원면 또한 민간인 주관 축제니만큼 축제준비나 관리에 조금 더 신경 썼더라면 당일 취소라는 아쉬움은 갖지 않아도 됐을 거란 생각에 실망이 크다.

명색이 ‘관광태안’을 지향하는 군정방향이 이렇듯 소홀한 행사 준비과정으로 관광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면 누구라도 관심 있게 바라보고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준비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축제는 취소됐더라도 벚꽃을 보기위해 우리군을 찾았던 관광객들에게 조그만 편의시설 제공이나 안내표지판 등의 배려라도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짙다.

자체 행사건 군의 지원을 받아 치르는 행사건 간에 이원면 가재산 벚꽃축제는 우리군 대표 봄 축제다.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행사장에서 봉사하는 사람들, 또 면사무소 등 각 행정기관에서 우리군을 안내하는 사람들 모두 친절하고 기분 좋은 태도로 관광객들을 대한다면 더 좋은 ‘관광태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내년 축제부터는 미리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자세를 길러 올해와 같은 실수가 없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깊어가는 봄.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벚꽃이 바람결에 나부끼는 이 아름다운 꽃비의 계절에 벚꽃을 맞으며 카메라 앞에선 모두는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같다.

가재산 벚꽃축제의 아름다운 벚꽃엔딩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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