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진 경장
윤수진 경장
학교폭력의 유형은 여러 가지이다.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사이버폭력, 폭행, 강제적 심부름 등 그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언어폭력이다. 십대 청소년의 70% 이상이 욕설이 섞인 말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피해 없이 상대방에게 큰 정신적 고통을 입히는 언어폭력이. 학교 폭력의 시작이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청소년 시기에 언어폭력에 노출되는 것이 뇌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 한바있다. 무심코 뱉은 말, 악의를 가지고 던진 말은 물리적 폭력의 시발점이 되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폭력이 될 때가 많다. 익살의 욕은 재미나지만 풍자와 해학이 없는 상소리의 욕은 악담이다. 과연 무엇이 우리 청소년들을 욕하게 만드는 것일까?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횡행하는 곳은 우리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이다. 가장 아름다운 한국어가 넘쳐야 하는 곳이지만, 바른말 고운말은 온데간데없고 우리 교육현장의 언어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청소년들은 상대를 비하하거나 성적인 내용이 담긴 속어, 욕설뿐 아니라 자신들만의 은어와 유행어로 자신들만의 언어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말끝마다 달고 있는 욕때문에 욕을 빼고 나면 이야기가 안 될 정도인 게 현실이다.

욕은 충동적이고 반사적인 감정 뇌를 건드리기 때문에 그런 언어를 계속 구사하게 되면 우리 신체도 더 충동적이고 공격적이 된다. 욕설을 들은 사람은 분노하게 되고 똑같이 욕설을 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언어폭력의 심각성은 초등학교에만 가 봐도 금방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학교전담경찰관 업무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건 순수하고 예쁜 말만 하며 자라야할 아이들의 입에서 “개새끼, 꺼져, 씨발” 등 무지막지한 단어들이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더 맘이 아픈건 그런 단어들이 욕설인지 나쁜 언어인지 자체를 지각하지 못하고 무감각하다는 점이었다. 그렇지만 욕설을 들었을 때 뇌는 이미 영향을 받아 스스로의 통제력이 약해지고 공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언어습관은 유아시기부터 형성되어지는 것이다. 아이들의 거울이 되는 어른들의 언어가 바로 아이들의 언어가 됨을 깨닫고 무심고 내뱉게 되는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언어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 상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에 대한 예방교육 또한 절실히 필요하며, 비속어, 줄임말, 유행어 보다는 바르고 고운 우리말 사용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꼭 때리고 상처를 입혀야만 폭력이 아니고 언어폭력 또한 소리 없는 폭력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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