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구제역으로 초긴장 상태다. 지난해 12월 이후 경기도 등 4개 도, 12개 시·군에 걸쳐 35개 농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안성지역에서는 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벌써 수십군데에서 수만 마리의 가축들이 힘없이 매몰되고 있다. 이러다 4년 전 구제역의 전국적인 확산에 엄청난 재원이 들어갔던 전철을 밟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치룬 비용도 그렇지만 자식과 같이 기르던 축산농민들의 미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흐느끼던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010~2011년 당시 구제역 발생으로 축산농가들의 피해액만 무려 3조원에 달했으며, 구제역 차단을 위해 투입된 인원과 방역비까지 유.무형의 비용을 합한다면 가히 상상할 수도 없는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다. 지금으로 봐서는 그 때의 악몽이 재현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초 충북 진천을 시작으로 올 초까지 천안, 청주, 경기, 경북, 안성까지 확대되다 세종으로 영향권을 넓히자 충남지역 축산농가는 그야말로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8일 세종시 한 축산 농가에서 사육 중인 돼지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당국이 긴급 방역에 나섰다.

세종시는 의심신고가 접수된 어미 돼지 3마리가 양성 판정을 받았고, 같은 구역서 사육 중이던 226마리를 긴급 살처분했다. 규정상 의심축만 살처분하면 되지만, 구역 내 확산을 미연에 방지코자 내린 조치다. 발생 농장은 14개 구역에 걸쳐 총 3693마리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약 6%를 살처분한 셈이다.

이 농장 500m 이내에는 28가구 9459마리의 우제류(돼지 2가구 6000마리·소 26가구 3459마리)가 3㎞ 이내에는 219가구 2만 2833마리(돼지 6가구 1만 6000마리·소 213가구 6833가구)가 사육되고 있다. 지난 1일 구제역 발생지인 천안시 돼지농장과는 약 19㎞ 거리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특히 천안 인접지역인 아산과 세종시 인접지역인 공주는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태안군은 지난달 18일부터 ‘가축질병 특별방역대책본부’로 확대 운영해 확산추세인 구제역 차단을 위한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언제 뚫릴지 모를 일이다. 한번 뚫리면 끝이다. 만약 우리지역에서 단 1마리라도 구제역에 감염된다면 주변지역에 사육중인 가축은 물론 우리 지역전체 축산농가의 타격은 상상하기도 싫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구제역 및 AI 등 가축전염병 유입방지를 위한 방역대책에 한 점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된다. 태안관내로 유입하는 축산관련차량에 대한 집중적인 소독은 말할 것도 없고 축산 밀집ㆍ취약지역 순회 소독과 함께 농가별 공무원 및 공수의를 파견해 소독 및 백신접종 여부 등의 점검ㆍ예찰ㆍ방역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축산농가에 대해서는 축사 내ㆍ외부 소독과 출입차량 및 사람에 대한 차단방역도 함께 실시해야 할 것이다. 돼지사육 현장을 직접 찾아가 접종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축산농가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단 1마리라도 살처분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리 군은 그동안 가축전염병 유입방지를 위한 방역대책에 만전을 기해 왔다. 군은 지난해 3월과 10월 2회에 걸쳐 소(1만900두), 돼지(8780두)를 비롯해 염소, 사슴 등 총 2만120두에 대한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전 양돈 사육농가의 8780두에 대한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했다. 또한, 전염병 예방 소독약품을 농가에 공급하고, 가축방역 공동방제단을 운영해 소규모 농가 및 축산 밀집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소독을 실시했다. 그러나 지금은 구제역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기 때문에 방역망을 더 강화하고 방역체계를 전면 재검검하는 등 몇배 더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2010년 전국은 물론 충남을 강타한 구제역이 다시는 재현되서는 안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담당 공무원과 축산농가는 구제역 유입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군민들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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