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시인
김영곤 시인
한창 젊음을 과시할 때 자신의 늙은 모습을 상상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마냥 늙지 않고 젊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젊을 적에는 막연하게 노쇠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죽음에 대하여 막연한 느낌을 가지며 살아간다.

아름다운 황혼을 생각하며 그 때의 자기 모습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요즘 세대는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잠언에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 의로운 길에서 얻으리라’ 말하고 있다. 요즘같은 백세시대에 인생의 노후 준비는 필수 과제이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살이일진데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을 언제 하직하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나이가 들어 죽음을 생각해 보는 것은 결코 삶을 부정하는 태도가 아니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어떤 유언을 남길지, 자신의 장례는 어떻게 치러주길 바라는지 모든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현재를 생각하듯 죽음 이후의 문제까지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어느 노인에게나 평생을 살아오면서 축적된 귀한 노하우가 있기 마련이다. 현재의 우리 사회는 그 노하우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어르신들의 경험을 높이 살 시대가 올 것이다. 그러므로 일을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찾아나서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주변에서 찾아보면 큰일은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생길 것이다.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사는 것은 더 중요하다. 몸을 청결히 하고 과식을 삼가며 반드시 술, 담배를 금해야 한다. 또한 자신에게 적당한 운동을 정해 꾸준히 지나치지 않게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몸이 건강해야 생각도 긍정적으로 할 수 있고 활기찬 노년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신문, 잡지, 책 등을 늘 가까이 하여 지식의 폭을 넓혀야 한다. 요즘 복지회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이다. 컴퓨터, 문인화, 서예, 당구, 탁구 등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스스로 할 수 없다 한정짓는 것처럼 나쁜 일은 없다. 젊은 시절 겁도 없이 시작하고 뛰어 들었던 그때의 패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하루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생활해야 한다.

혹 냉험한 현실 속에서 실패했더라도 움츠리지 말고 의욕적으로 새로운 일을 계획해야 한다. 무슨 특별한 상황에 빠진 사람만 우울증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때가 되면 자식에게 의지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나 스스로 그 시기를 앞당기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일을 하는 것은 자신에게 유익할 뿐만 아니라 자식들을 기쁘게 하는 일이다. 경제적 자립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요즈음 찾아보면 노인이 할 일도 많이 있다.

나이 드신 부모님이 서로 사랑하며 아껴주는 모습을 보여줄 때 자식들은 행복하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친구로서 가능하다면 죽음 이후에도 호흡을 함께할 영원한 연인으로서 죽는 날까지 사랑을 키워가야 한다.

이와 함께 상대방을 위하여 무엇을 할지 궁리하고 또 실천에 옮기어 상대방을 기쁘게 해 주어야 한다. 늙으면 추해지는 것이 당연한 노릇이지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외모를 방치하지 말고 젊었을 때보다 더욱 외모에 신경을 쓰고 밝은 옷차림, 깨끗하고 단정한 머리 모양을 유지해야 한다.

다행이도 그렇게 쓸만한 시간이 확보되는 시기가 바로 노년기이다. 항상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보아야 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이 있다. 충분한 사랑을 담아 말과 행동을 실천하는 노년기의 인품 속에 자식과 손주들의 존경과 사랑이 그대로 되돌아올 것이다.

고령화 시대, 너무 오래 살아서 걱정이라는 시대에 마음을 비우고 내 주변을 가꾸며 나이듦의 넉넉함으로 주변에 사랑을 실천한다면 누구나 노년의 풍성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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