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엽 태안우체국 우편물류팀장
김성엽 태안우체국 우편물류팀장
생산기술이 발달하여 상품을 기계로 대량생산 할수록 수제품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이유와 같은 이치인지. 최근 통신망의 발달과 SNS의 활성화, 전자정부의 출현 등 네트워크 기술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질수록 오프라인에 의한 대면접촉 창구의 가치와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는 것 같다.

우체국에서 근무하다 보니, 구석구석에 거미줄처럼 퍼져서 주민과 직접 접촉하는 집배원에게 새로운 역할을 기대하는 기대감이 점점 높아져가고 있는 현실을 피부로 더욱 느낄 수 있다.

그 대표적 사례들로 지난해 말부터 우정사업본부가 안전행정부와 협업을 통하여 실시하고 있는 ‘행복배달 빨간 자전거사업’ 즉, 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독거노인 등의 생활상태, 주민불편ㆍ위험사항 등을 지방자치단체에 제보하고 거동이 불편한 시민들에게 민원서류를 배달하는 등 집배원을 활용한 농어촌지역 민원ㆍ돌봄 서비스사업을 비롯하여, 지난 상반기 재·보궐 선거기간 동안 집배용 오토바이에 깃발을 꽂고 투표참여에 대한 홍보활동 지원이 있었고, 또한 경찰서와의 업무협약에 의한 ‘포스트-폴(Post-Pol)’ 제도 시행으로  집배원들이 일상 업무 수행 중 지역의 각종 범죄예방과 신고요원의 역할을 함으로써 사회적 약자 및 소외계층을 보호하고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제한적인 행정적 자원을 사회적 이슈만 따라서 어느 특정 분야에 집중할 수 없고, 적당히 효율적으로 분산하여야 다른 새로운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고 보니, 이처럼 우체국 오프라인 네트워크의 부가적 기능에 대한 국가적 수요가 점차 확대되는 듯하다.

그러나 여기에도 실제로 많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하기도 한다.

현재 집배원의 집배 업무부하량은 정밀하게 계산되어 1인 적정 부하량이 산출되고 배달업무량이 점차 부가되는 형편이며, 우편물을 받는 민원인들은 점점 정해진 규정 이상의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기에, 이동하는 ‘정부 창구’로서의 역할은 매우 제한을 받는다.

예컨대, 특정인의 민원을 하염없이 경청하여 업무를 지연시키는 집배원 보다는 1통이라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이 같은 동료나 우체국 내에서 더 인정받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사회적·국가적 요청에 즉각 응답하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우편집배 네트워크 이용의 활성화를 위하여 두 가지가 고려되었으면 한다. 첫째는 집배원이 집배업무 부담에서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며, 둘째는 이러한 혜택이 실제 정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그 구체적인 방법에 있어서 단순히 표창이나 포상품을 지급하여 장려하기 보다 정부에 새롭게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집배원이 수행하는 업무량이나 실적을 수치적으로 계량화하여 집배 부하량에 포함시키는 방식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행복배달 빨간 자전거사업’이나 ‘포스트-폴’ 등 활성화에 있어서도 집배원에 대한 교육 이외에도 주민에 대한 홍보를 한층 강화하여 집배원이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인식시켜 정보제공을 유도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체국의 집배업무를 단순히 이익대비 비용으로 계산하여 기능을 최소화할 지, 아니면 국가적 이익차원에서 부가적 수익창출이 용이한 가장 광범위한 국가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볼 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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