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률 순경
박상률 순경
어머니가 아프셔서 주말마다 대학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주말이지만 종합병원이기에 지역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주차를 하고 정문을 통해 들어가려면 항상 담배연기가 코를 찌르며 병원 복도까지 뻗쳐왔다.

버젓이 ‘금연’ 이라는 한글 팻말이 크게 붙어있는데 말이다. 흡연자들이 한글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곳은 병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환자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담배연기는 퇴출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흡연자들은 연거푸 담배를 피우고, 병원직원은 누구하나 말리지 않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러한 비정상적 상황은 우리사회 곳곳에 퍼져있었다.

불법으로 개조된 세월호는 화물을 초과적재하고 무리한 항해에 나섰다.

잘못된 관행이라는 것을 알면서 선사와 선장, 그리고 해경은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였고 그 결과 수많은 학생과 승객들이 진도 앞바다에 희생되었다.

그보다 몇 달 앞서 경주리조트에서는 부실공사로 지어진 강당 상판이 붕괴되어 행사에 참석중인 학생이 매몰되어 수십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하였다. 앞서 언급한 사건은 올해 상반기에만 일어났던 일이다.

지난 몇 년을 돌아볼 때 한국에서는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났었다.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사고, 대구 지하철 방화사고, 씨랜드화재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등 모두가 비정상적인 관행과 안일함에서 비롯된 인재였다.

일제강점기와 독재정치를 경험한 우리나라국민들에게 한때 법과 규칙이란 강압적 통치수단이었다. 지키지 않아도 되는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민주화를 달성하고 선진국의 대열에 오르는 우리나라에게 법과 규칙은 더 이상 강압적 통치 수단이 아닌 공공의 안전과 신뢰를 위해 꼭 필요한 물과 산소로 바뀌었다.

세월호의 희생도 선사와 선장이 법과 규칙을 준수했더라면 피할 수 있었으리라.

법과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은 불편하고 힘이 든다. 하지만 법과 규칙의 준수가 모든 국민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면 한번 지켜볼만하지 않을까. 정상적인 한국,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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