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섭 기자
송현섭 기자
대화와 타협, 소통과 화합이 없는 의회는 죽은 의회다. 이런 의회가 지속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할까.

제7대 태안군의회가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아직도 겉도는 느낌이 들어 아쉽다.

개원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개원 하루전부터 의장선출과 관련 '사전경선 결과 뒤집기 쇼'로 의원들간에 믿음과 신뢰에 금이간 이후 이를 봉합하기 위한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의원들 개개인은 물론 이를 다독거리고 한목소리를 내게 해야 할 의장 마저 각개전투식 행보다.

개원후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 보면 알 수 있다. 개원후 첫 공식적인 행사일정 중에 하나였던 원북면 소재 충령탑 참배에서부터 지난달 8일부터 10일까지 2박3일간 경주에서 실시된 의정연수 등서 의원간의 일치된 보습은 보이지 않았다. 개원 한달이 지났는데도 가족처럼 지내야할 의원들이 서로 서먹서먹하기만 하다.

지난달 31일에는 목요간담회 도중 고성이 오가는 등 또 한번의 엇박자를 냈다. 목요간담회가 생긴 이후 지금까지의 전례는 회기가 끝난 주에는 목요간담회 개최를 하지 않았다. 다만 특별히 집행부나 의원들간에 긴급하게 논의할 사안이 생겼을때를 제외하고는 간담회가 열리지 않았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임시회 기간 중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집행부나 의원들간에 충분히 논의가 될뿐만 아니라 임시회 기간중에는 의원 전원이 매일 나와 의사일정 등에 대해 수시로 구수회의(鳩首會議)를 하기 때문에 아무런 논의거리도 없이 번거롭게 간담회를 하러 나올 필요가 있냐는 뜻에서 였을 것이다.

전날까지도 의원들이나 의회사무과 직원들 모두 간담회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집행부에서도 특별히 보고사항이나 전달할 내용이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고.

그런데 이날 오전 전 의원이 등원 호출명령을 받고 의회에 와서 보니 실상 알맹이 없는 내용 을 갖고 간담회를 하자니 답답도 했을 것이다. 특히 이날따라 여러가지 행사로 인해 의원들 각자 할 일도, 가야할 곳도 많았으니 말이다.

급기야 사소한 일로 언쟁을 높이는 일까지 생겼으니 얻은 것 보다 잃은 게 많은 간담회가 된 꼴이 됐다. 의장의 권위를 세우려 억지로 간담회를 개최하다 보니 소탐대실(小貪大失)한 셈이 됐다.

박남규 의장은 제7대 군의회 전반기 의장에 당선된 자리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급변하는 행정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주민 행복지수 향상에 노력하는 의회, 군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비전과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적인 의회,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을 위해 명실상부한 지방의회의 위상 확립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는데 어느세월에 이러한 것을 보여줄 것인지 답답하다.

배가 산으로 간다면 이는 전적으로 뱃사공의 책임이다. 조직내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야기되는 모든 책임은 그 조직의 수장이 져야 한다. 어떤 사안을 놓고 의원들간에 뜻이 서로 상반되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의원간의 갈등이 원인이돼 중지를 모으기 위한 반대가 아닌 무조건적인 반대가 일어난다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의회를 만들 수가 없다.

리더십 부재의 단적인 예를 또 하나 든다면 31일 임시회 폐회 직후 태안해안국립공원 항의 방문이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국립공원의 지역 해수욕장 위험지역 선정 보도로 자칫 지역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 중차대한 일에 의장이 선봉에 나서기는 커녕 의원 7명이 항의방문하는 그 시각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참석한다고 혼자 빠져 나간 일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의회 의장은 단순히 자리를 지키라고 있는 얼굴마담의 자리가 아니다. 의장이 해야 할 일은 부지기수로, 의회를 대표하고 의회의 사무를 관장해야 하며, 군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의원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해줌으로써 의회가 원만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중차대한의 직위이다.

그런데 지금 현실은 오히려 의장이 갈등의 중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다 하려면 의회의 단결된 모습을 먼저 보여 줘야 한다.

의장이 의회운영의 중심인물이 되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나를 버리는 것이다. 의회가 화합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자존심마저 기꺼이 버리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일에 사사로이 얽매이기 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에 우선해 봉사하고 헌신해야 한다.

아무런 노력 없이 시간이 지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일찌감치 버려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앞으로 전반기 2년은 길고도 먼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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