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섭 기자
송현섭 기자
'왜에에엥~왜에에엥~' 지난 16일 오후 3시20분쯤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사이렌 소리를 듣는 순간 본능적으로 화재가 났다고 판단, 기자로서 직업의식이 발동해 재빨리 태안소방서 본서에 전화를 걸었다. 화재가 어디서 어느정도 규모로 발생했나를 물어 보기 위해서였다.

전화벨 소리가 3~4번 울리자 '여보세요'라며 전화를 받는 상대방 목소리가 수화기 건너 들려왔다.

신문사 이름과 이름을 대고 "방금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는데 어디서 화재가 났나요"라고 물어보자 "글쎄요. 저희 본서는 (태안119 안전)센터서 보고 받아 전달하는 체계라 잘 모르겠는데요. 센터에다 걸어보세요"라는 다소 김빠지는 대답만을 들었다.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 전화를 끊고 태안119 안전센터(674-2119)로 전화를 다시 걸었다. 급한 마음에 전화를 걸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순간 '실제로 화재가 발생해 소방서로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다면 마음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보통 화재나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인 '골든타임'이라는 용어가 있다. 골든타임은 화재의 초동진압과 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한 시간으로 화재 또는 사고환자 발생 후 최초 5분을 말한다.

그런데 화재발생 신고를 했는데도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다면 5분내 소방차 출동은 물건너 간 일이 아닌가. 환장할 노릇이 아니겠는가.

몇시간 후에 안 일이지만 기자가 본서로 전화를 건 그 당시 태안소방서는 남문리에 소재한 고층빌딩인 진흥더블파크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소방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화재발생 시 신속한 초기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소방공무원과 자위소방대의 합동대응능력을 배양함으로써 화재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된 훈련을 실시중이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유사시 대비, 재난상황에 맞게 실전같은 화재진압 훈련을 통해 실제상황 발생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훈련은 꼭 필요하다. 평상시 훈련을 충실히 해둬야 화재발생시 메뉴얼에 맞춰 완벽하게 진압을 해 소중한 생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화재신고 전화를 받을 당직자도 없이 훈련에 임했다는 것은 분명 큰 문제가 있다.

화재는 사전 예고 없이 발생하며, 한번 화재가 나면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다.

한번의 방심으로 구할 수도 있을 소중한 생명을 잃어버린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골든타임을 스스로 놓친 소방서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이 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안전을 우선시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라는 인식을 단 한순간도 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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