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김중규(64ㆍ태안읍 남산1리)씨가 자신의 블루베리농원에서 수확기를 맞은 블루베리를 따고 있다.
지난달 30일 김중규(64ㆍ태안읍 남산1리)씨가 자신의 블루베리농원에서 수확기를 맞은 블루베리를 따고 있다.

블루베리. 생소한 과일. 하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녀딸이 제일 좋아하는 과일.

귀농 4년차 김중규(64ㆍ태안읍 남산1리ㆍ사진)씨가 이름도 생소한 블루베리를 알게 된 건 순전히 손녀딸이 좋아하는 과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묘목을 사다 심어 열매라도 따줄 양으로 그렇게 시작된 블루베리와의 첫 만남은 퇴직 후 4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3636m²(1100평)면적의 블루베리농장으로 그를 이끌었다.

운명처럼 시작된 농사. 생활터전인 인천도 아니고 고향인 전북 남원도 아닌 타향에서의 귀농은 공무원 퇴직 후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20여년간 철도청 공무원으로 일하고 퇴직 전까지 14년간은 인하대학교 해양연구소관리소장으로 일했던 김씨. 해양연구소가 태안군 남면에 위치한 까닭에 태안과 인연이 닿았다는 그.

연구소 내 블루베리 묘목을 기르게 되면서 자연히 귀농인으로서 태안에서 발판을 잡게 됐다는데.

퇴직 후에도 이곳 태안의 아름다움과 수도권과의 교통편이 좋다는 이유로 김씨는 아내 정혜수(62)씨와 함께 농장 한 켠에 살림집을 마련했다.

삽목으로 시작한 블루베리농사.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몇 년간 꾸준히 블루베리 연구에 공을 들이다보니 어느새 연간 5000여개의 묘목을 생산하게 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제가 처음 블루베리 묘목을 사올 당시만 해도 묘목 값이 상당했는데 지금은 블루베리가 많이 보편화돼 묘목을 사는 것도 기르는 것도 많이 손쉬워졌죠.”

다만 블루베리는 피트버스라는 100% 수입 흙에 의존해 심어야하는 까닭에 화분에 의해 뿌리를 내리고 있다.

태안군에서는 25가구의 부부가 블루베리농사를 짓고 있는데 농민 대다수가 귀농인인 데다 농사에 농자도 모를 정도로 무관한 사람들이라는 사실.

“저도 인터넷과 각종 강의를 쫓아다니며 거의 독학으로 공부했어요. 전국에 저명한 교수들도 실제 블루베리농사와는 차이가 나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아직까진 우리나라에서 블루베리농사가 일반화되지 않았다는 것의 반증도 되겠거니와 타 농사에 비해 비교적 손쉬우면서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귀농인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작물이다.
게다가 삽목한 묘목을 관리만 잘 해주면 평균 수명이 50년이라고 하니 블루베리가 돈이라는 말이 실감된다.

“블루베리 한 알이 80~90원 입니다. 큰 과일이 100원대라는 것에 비교하면 상당한 고소득작물이죠.”

김씨 농원에서 가장 큰 화분에 담긴 블루베리 한 그루 가격은 약 20만원 상당. 이 화분을 매일 물을 주고 관리하면 매년 6월 중순에서 7월 한달간은 2~3kg의 블루베리 열매를 따먹을 수 있단다.

“장기간 해외출장이나 여름휴가 등을 이유로 3~4일씩 집을 비우게 되는 분들에게는 차라리 (블루베리 묘목을)팔지 않죠. 블루베리는 매일 물을 주고 부지런히 가꿔야하는 작물입니다.”

 
 

귀농 4년차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강단있는 어조에서 김씨의 블루베리 사랑이 느껴진다.

블루베리는 따뜻한 지역에 알맞은 남부종과 추위에 강한 북부종이 있는데 태안에는 추운지역에 맞는 북부종이 대세란다.

김씨가 예비 블루베리 귀농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데.

“처음부터 한 번에 고소득을 원하면 안 되고 차츰차츰 배워간다는 마음으로 실패도 해보고 도전도 해봐야 좋은 과실을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태안에서의 블루베리농사 함께 해보시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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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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