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태안군청 정원에서 이춘자(58ㆍ태안읍 군청로 10길ㆍ사진) 원북면장과 데이트를 가졌다.
지난달 27일 태안군청 정원에서 이춘자(58ㆍ태안읍 군청로 10길ㆍ사진) 원북면장과 데이트를 가졌다.

왜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이 없었으랴.

열아홉 꽃띠에 공직에 입문해 누구하나 모르는 타지에서의 직장생활은 하루하루 고단함과 피곤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또한 삶이었고 당시에는 젊기에 이겨낼 수 있었던 선물이었으리라.

공직 39년차, 세월의 무상함을 이겨내고 이제는 군내 유일 여성면장으로 활약하며 태안군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이춘자(58ㆍ태안읍 군청로 10길ㆍ사진) 원북면장.

‘지금은 춘자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된 그녀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고향인 충남 금산에서 태어나 남부럽지 않은 학창시절을 보낸 이 면장은 공직 입문과 함께 태안과 인연을 맺었다.

그덕에 이원면사무소에서 함께 근무하며 알콩 달콩 사랑을 키워온 지금의 남편 조재두(60ㆍ전 태안군청 공무원)씨를 만나 결혼에 골인.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을 거스르며 3녀 1남의 자녀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공무원이 제게는 천직이었던 것 같아요. 일에 쫓겨 아이들과 남편에게 소홀했던 적도 있었지만 때때로 든든한 동료로, 지원군으로 함께해준 남편과 아이들이 있어 힘을 낼 수 있었죠.”
수줍게 말하긴 했지만, 부부공무원이라는 편견과 여성공직자로서의 사회적 위치 또한 그녀를 공직생활에 온전히 자유롭게 하진 못했다.

하지만 ‘늘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는 그녀의 뜻이 비로소 통했던 것일까.

사무관을 달게 된 그녀는 지난해 7월 30일자로 원북면장직에 영전하기에 이른다.

지난해 원북면은 제1회 국화축제를 열고, 명실상부 원북을 국화의 고장으로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 이면에는 원북면사무소 직원들의 노고가 컸겠지만 여성면장으로 면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물심양면 도운 이 면장의 협조도 빛을 발했다.

올해 제2회 축제는 독립운동가 이종일 선생 생가지에서 치르며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재조명하는 자리도 함께 꾸밀 계획.

“뭐든 처음이 중요하다고들 하잖아요? 저에게는 원북이 꼭 그래요. 첫 면장 발령지이기도하고, 남편 고향인 이원면과 이웃한 곳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원북면에 자꾸만 더 정이 가네요.”

“매주 화요일에는 오카리나를 배우는 낭만적인 취미생활도 영위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 면장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못하는 일보다, 여성이기 때문에 해낼 수 있는 일을 많이 만들어 공직 여성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보람된 일이 있다면, 갈두천사업의 일환으로 올 연말께 시행하려던 이화산 정상 테크설치사업을 미리 마무리한 것이에요. 바위가 많아 정상이라고 해도 많이 비좁았던 공간을 새롭게 단장하니 주민 분들이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보는 제가 다 가슴 벅차더라고요.”

<소포클레스>의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라는 명언을 늘 가슴에 품고 산다는 이춘자 면장.

진정 ‘춘자의 전성시대’를 꿈꾸며 힘차게 밀고 노력하는 자만이 얻을수 있는 화려한 수식어를 이제는 그녀가 온전히 누릴 수 있길 또, 그 노력을 주민모두가 알아줄 수 있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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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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