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가뭄ㆍ홍수ㆍ지진 등 각종 천재지변과, 전쟁ㆍ테러(terror)와 같은 인간의 악덕에 의하여 비롯된 각종 재난에 의해 점철되어 왔다. 1990년대 이후 한국사회 또한 공업화·도시화로 인한 각종 교통사고, 건물 붕괴, 화약ㆍ가스 폭발, 화재 등 신종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이렇게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현대사회는 안전 불감증 시대라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언론과 주변에서 자주 접하고 목격하는 크고 작은 사고를 끊임없이 경험하면서도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안전 불감증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대형 인명사고가 터질 때마다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며 안전사고의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안전 불감증은 시시때때로 우리들의 생명까지 넘보고 있다.

우리는 일단 안전 불감증이라는 말 자체를 확실하게 집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어떤 뜻인지도 모르는 단어는 우리의 기억 속에 절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말에 대해 정확한 사전적 의미는 없지만 대체로 ‘안전 불감증’이라 하면 안전에 대해서 무감각하다는 말로써 안전에 대해서 주의하지 않는 증세라는 뜻이며, 설마 내가 어떻게 되겠냐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자신이 사고를 절대로 당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교통ㆍ건설 부분에서 자주 일어났던 안전 불감증이 이제는 그 분야를 막론하고 곳곳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1995년 4월에 발생한 대구 지하철 가스 폭발 사고, 이 사고의 원인은 그야말로 안전 불감증의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우선 사전에 충분한 지하매설물 정보가 없었고 이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공사를 강행했으며 도로를 굴착할 때에도 안전수칙은 무시되고 말았다. 이에 매설된 가스관을 건들고야 말았다. 하지만 장비 준비 미흡으로 가스누출 역시 발견하지 못했다.

또 1999년 6월 경기 화성에서 발생한 씨랜드 화재 사고 역시 안전에 무관심했던 어른 들이 아직 어린 아이들을 죽인 정말 끔직한 참사였다.

이 사고 역시 허가 조차날 수 없는 가건물을 지어놓고 허가를 내달라고 돈을 준, 또 이 돈을 받고 허가를 내준 인간이 만들 어 낸 인재였다. 그해 9월 발생한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 사고 역시 작업장 부주의와 장삿속에 눈이 먼 사람들이 빚어 낸 인재였다.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붕괴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대형 사고에는 항상 수많은 인명 피해가 따랐고 ‘안전 불감증’이 부른 참사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런 지난 사고들을 다시금 생각해보고 이에 우리는 경각심과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안전 불감증은 우리가 늘 떠올리는 대형 사고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여기엔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한 다양한 사고들이 속해 있다.

횡단보도로 건너는 것보다 무단횡단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무단횡단을 하는 행위나 위험한 장소에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을 보지만 그냥 괜찮다며 들어가는 행위 등 설마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위험을 자초하여 사고를 당하는 일들도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럼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켜주는 근본적인 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각종 사고에 대비하는 훈련과 대책을 정부와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여 수행하여 일반 시민들에게도 보여주고 인식 시켜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소화기 사용법, 화재 발생시 행동요령을 숙지하는 등 사고에 대비해 간단한 요령을 습득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작지만 가스레인지의 밸브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것, 횡단보도를 건널 때 좌우를 한 번 더 살피는 것,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등에서의 비상조치요령을 한번쯤 읽어봄으로써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정도면 되겠지?’ 라는 대충주의나 안전하지 못한 현장을 보고도 ‘괜찮겠지?’ 라는 의식, 그리고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겠어’ 라는 의식을 ‘사고는 언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환하고 몇 가지 간단한 것들만 기억하고 지낸다면 ‘안전 불감증’이란 말자체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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