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시인
김영곤 시인
아버지가 될 준비를 하고 아버지가 되셨습니까?

이미 아버지가 되신 분들이라면 반성이, 아직 아버지가 되지 않은 분이라면 그야말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가정에 비바람을 막아주고 햇볕을 가려주는 나무요, 숲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자리에 앉기까지 많은 기도가 필요하다. 아버지는 ‘씨 뿌리는 자’다. 자식이 눈앞에 태어나는 것으로 아버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생물학적으로 생명이 잉태될 때 그는 이미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씨 뿌린 농부의 삶을 생각해 보면 아버지 된 자가 취해야 할 마음가짐과 생활태도를 이해할 수 있다.

아버지는 자신의 선택으로 생명이 잉태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씨만 뿌리고 뒷일을 책임지지 않는 농부는 애당초 농부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아버지도 그러하다. 엄마 뱃속의 아기도 아버지를 느낄 수 있다. 태교는 엄마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성장기 아이라면 더더욱 아버지의 존재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옛 말에 한 집안을 올바르게 이끌지 못한다면 나랏일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아버지는 건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그 힘을 돈으로 대신하려는 경향이 있다. 불가능하다. 부인은 물론 자녀들이 돈의 힘 때문에 아버지를 따르는 집안의 미래는 지극히 어두울 뿐이다. 아버지는 진정한 리더가 되어야 한다. 아버지는 자식들을 사회로 이끌어주는 인도자다.

아이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아버지로부터 배운다.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자녀에게 어떤 가치관을 심어줄 것인가? 내 아이들에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아버지의 존재감을 확신할 수 있는가?

만약에 확신이 없다면 아버지로서의 노력이 부족한 것이다. 사회에 진출한 아이가 불안해 보인다면 그 가정이 문제가 있고 아버지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시간을 공유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부모들은 아아들의 성장과 비례하여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당연하게 서로에 대한 이해심도 키우기 어렵게 된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아버지는 소중한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지켜야 한다. 그들이 아버지를 필요로 할 때에 항상 곁에 있어야 한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고 한다. 기쁨은 순간이요, 잠시도 쉴 수 없는 고난의 연속이다. 아버지가 지치고 게으름을 피운다면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삶의 과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버지는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야 한다. 자식들 앞에서 떳떳하게 주장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또한 아버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분명한 원칙을 세워두어야 한다.

그 원칙에 아버지가 본을 보이는 것은 마땅하며 집안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자 나름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

가족 모두의 지혜를 모을 때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정은 그렇더라도 분명한 결정은 아버지가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다소 식구 중에 불만이 있더라도 반드시 따르도록 가르쳐야 한다. 중구난방으로 떠들어 대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경험과 판단으로 최선을 선택하고 모두의 동참을 요구하는 권위를 지녀야 한다. 그리고 잘못한 아이들에게 언제라도 기회를 주는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

응징하는 아버지가 아닌 기회의 아버지, 아이들을 신뢰하는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 불완전한 자식들을 항상 부모 앞에서 자신의 불완전을 탓하게 된다.

아버지는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 불완전하므로 나의 아들이요 딸인 것이다. 아이들을 따뜻한 눈으로 항상 격려하는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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