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55ㆍ태안읍 남문리ㆍ사진) 요가강사를 지난 4일 본지 사무실에서 오랜만에 마주했다.
이명희(55ㆍ태안읍 남문리ㆍ사진) 요가강사를 지난 4일 본지 사무실에서 오랜만에 마주했다.

요가로 매달 본지 독자와 만나고 있는 이명희(55ㆍ태안읍 남문리ㆍ사진) 요가강사.

마흔이 훨씬 넘은 나이에 시작한 요가가 그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줄이야.

지난 4일 카메라 앞에 앉은 그녀는 밝게 화색된 얼굴로 최근 재미를 붙인 그림이야기를 먼저 쏟아 놓는다.

요즘 유화반 수업을 들으며 그림에 푹 빠진 그녀 얼굴은 여드름 때문에 고민이던 소나기 같은 소녀시절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서산시 부석면에서 초ㆍ중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7남매 중 넷째로 자랐다.

근흥면 용신리가 고향인 남편 이윤희(62)씨를 만나 딸 셋과 아들 한명을 낳고 가사 일에만 전념했던 그녀가 언젠 부턴가 바깥출입이 잦아지기 시작했는데.

나이 마흔 다섯에 알게 된 요가 때문이었다.

처음엔 그저 심심한 여가를 달래보려 호기심에 시작했지만 점점 그녀를 잡아 끈건 심신의 안정과 마음의 피로를 풀게 하는 한마디.

나마스떼였다.

합장을 하며 나마스떼를 외치노라면 한시도 나를 돌아보지 못하고 하루를 마감했던 40대 중반의 내 자신이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픈 욕구도 불끈 샘솟게 했거니와 취미라고 부를 활동이 마땅히 없던 것도 요가에 빠져들게 한 이유였다.

“요가의 매력이요? 글쎄 내면과 외면의 치료가 아닐까요?”

30여년간 태안읍내서 지물포를 운영했던 남편을 도우며 자식 넷을 키우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해서 얻은 건 몸과 마음의 병. 요가를 하며 그녀는 언제부턴가 그녀 마음에 근심으로 자리 잡은 것들에 대해 이별을 고했다.

즐겁게 운동을 하다 보니 자격증도 따게 됐고 알음알음 알게 된 주민들에게나 경로당, 여성회관에서 요가를 가르치게 됐다.

올해로 11년째 요가강사로 활동하다보니 50여곳의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거친 기억이 새삼 새롭다.

시골에서 뭘 할 수 있을까. 뭘 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간 그녀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건 운동이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이라면 남들에게 뒤지지 않던 터라 요가는 그녀 몸에 꼭 맞는 옷과 같았다.

“경로당에 강의를 다니다보면 90세가 넘으신 어르신들도 더러 계세요. 하루도 안 빠지시고 요가수업에 참여하시는 모습을 보면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지곤 하죠.”

조용한 성격에 강사는 지금 생각해도 놀랄 노다. 남들 앞에서 말을 한다는 게 처음엔 왠지 쑥스럽고 어색하기만 해 몇 번이고 이건 내 길이 아닌가 질문을 던졌다.

현재 군내에서 활동하는 요가강사 4명중에서 태안출신 강사는 그녀가 최초였다.

그러다보니 자부심도 남다른데. 그간 서산출신 강사들이 석권하던 자리를 오롯이 태안에서 배워 써먹을 수 있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하랴.

태안군보건의료원에서 주최한 어르신 대상 요가대회에서는 ‘황진이’를 BGM으로 해 한복을 차려입은 요가로 태안요가의 신세계를 경험시켜 준 그녀가 앞으로 또 얼마나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로 태안군 요가발전에 디딤돌이 될 지 사뭇 궁금해진다.

“열심히 움직이고 사랑하며 살자가 인생 최대 목표에요. 열심히 웃고 열심히 땀 흘리고, 또 열심히 봉사하다보면 더 좋은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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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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