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석(61ㆍ도황리ㆍ펜션업) 근흥면 도황리 전 연포해수욕장번영회장
김선석(61ㆍ도황리ㆍ펜션업) 근흥면 도황리 전 연포해수욕장번영회장

고향에서 육십년 이상을 사노라니 이제는 그도 아버지의 그림자를 닮아간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나이가 됐다.

지난 4년간 고향 근흥면 도황리 연포해수욕장번영회장으로 봉사한 그, 김선석(61ㆍ근흥면 도황리ㆍ펜션업ㆍ사진)씨를 지난 17일 본지 사무실에서 마주했다.

지난 10일 사무국장으로 자신의 곁을 지켰던 김순태씨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준 뒤 만난 첫 인터뷰였다.

평소 말 수 적고 숫기 없는 그지만 고향 얘기면 책 여러 권을 쓸 만큼 하고 싶은 말도, 할 일도 많은 듯해 보이는 김 전 회장.

“특별할 것도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그의 얘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1953년 연포의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 작고 아담한 어촌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1971년 당시 중앙일보 동양방송국 사원으로 일하면서 30여년간 연포해수욕장 개발 사업에 앞장섰다.

지금도 연포하면 송림과 인접한 바다로 연초 해돋이 관광객 수천 명이 찾을 만큼 수려한 경관자원을 갖추고 있지만 70년대 연포는 그야말로 계란노른자와 같은 황금의 땅이자 축복의 땅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연포해수욕장 일대 땅 2148760m²(65만평)가 현재도 삼성측 재산으로 당시에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을 겨냥한 제2의 에버랜드를 짓는다는 청사진이 그려지기도 했다.

그렇게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연포는 1980년대 이후 안면도 개발에 치우쳐져 돌연 사양길로 접어든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구름떼 찾았던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줄면서 펜션 등 숙박업소들이 주춤하기 시작한 것이다.

고향의 흥망성쇠를 자신이 서있는 자리에서 지켜본 그는 이후 근흥지역 선후배들을 모아 근흥라이온스를 발족하고 고향의 인적자원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지역사회 봉사활동과 각종 사회활동으로 연포를 알리는데 힘을 실었다.

이후 연포해수욕장번영회장을 맡으면서 서해안해변축제와 SBS 라디오 ‘DJ처리(신철)와 함께 아자아자(러브FM 103.5Mhz)’ 주말 생방송 무대 한 여름밤의 꿈 콘서트를 매년 성대히 치러내며 명실 공히 연포를 젊음과 낭만의 해변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 중간에는 기름유출사건과 같은 가슴 아픈 시간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 고향 바다에 흘러온 기름띠를 제거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호의를 베풀면서 그들은 그를 잊지 않고 매년 8월 15일 한 여름밤의 꿈 생방송 콘서트를 이곳 연포에서 열고 있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니 김 전 회장의 노고와 땀이 이곳 연포에 흐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DJ처리(신철)와 함께 아자아자(러브FM 103.5Mhz)’ 전국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천안지역 이종수 회장과 서산태안VIP모임 이창욱 회장에게 지면을 빌어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네요.”

한낱 피해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로서만 인연을 이어갈 것인데, 이제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연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국 자원봉사자 1천여명이 매년 이곳을 찾는다니 김 전 회장의 열정과 연포번영회원 모두가 이뤄낸 꿈의 결실이라 하겠다.

3년 전에는 8개 읍ㆍ면지역에서 모임과 단체 활동으로 회장직을 역임한 23명이 모여 ‘한우리회(한울타리라는 뜻의 사조직)’라는 단체를 발족, 초대 전인목(66ㆍ원북면 반계리ㆍ금성농약사) 회장에 이어 현 2대 회장으로 소임을 다하고 있다.

사람을 좋아하고 그 만남 속 사귐을 즐긴다는 그.

늘 처음과 끝은 같아야 한다는 성실함에 사모임에 있어서도 늘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고 고했다.
30여년 관광분야에 몸담았던 경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남은여생은 고향 연포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김 전 회장.

부인 신덕순(58)씨와 건강히 노후를 즐기며 아들(31), 딸(29)을 장가, 시집보내는 일이 올 한해 숙제 아닌 숙제가 됐다.

“아직도 70년대 번성했던 연포를 생각하면 그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전 지금도 연포를 기억의 뒤안길로 치부해 놓지 않았으니, 아직 희망은 있는 것 아니겠어요?”

올해는 매일 찾는 고향 뒷산이 연포 앞바다의 푸름과 광활함 속 한데 어우러져 더 많은 발전과 축복이 거하길 그는 오늘도 마음속 기도로 하루해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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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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