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접(66ㆍ안면읍 황도리 풍어제길) 황도붕기풍어제보존회장
오용접(66ㆍ안면읍 황도리 풍어제길) 황도붕기풍어제보존회장

매년 음력 정월 2~3일 한해의 풍어와 주민들의 안녕을 기리는 안면읍 황도붕기풍어제가 열린다.

이 마을의 이장이자 황도붕기풍어제보존회장으로 제의 시작과 끝을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는 오용접(66ㆍ안면읍 황도리 풍어제길ㆍ사진) 회장을 지난달 23일 신문사 사무실에서 마주했다.

올해도 당제 한 달 전부터 경건한 마음으로 뱀신에게 올릴 술을 담그고 제사음식 채비에 한창 바쁜 연초를 보내고 있는 오용접 회장.

황도붕기풍어제는 12당을 모시는 본당과 산신당(소당)으로 나누어 17세기 말엽부터 뱀신을 대신해 어로신인 임경업 장군을 주신으로 모시는 당제를 뜻한다.

옛 어민들이 안개로 표류할 때 황도 당산에서 밝은 불빛이 비춰 무사히 돌아왔다는 전설에 따라 마을주민들은 벌써 1천년 가까운 세월동안 제사를 지내고 있다.

충남도 무형문화재 제12호 지정된 전통을 자랑하는 붕기풍어제는 소를 잡아 지숙(제물)을 올리며 관광객과 함께 음식을 나눠먹는 행사로 올해는 2월 1일과 2일 양일간 황도리 당집 일원에서 제가 진행됐다.

주신이 뱀신이다 보니 마을주민들은 물론 오 회장 내외도 돼지를 기르지도 않고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은 절대 입에 대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흔한 짜장면도 이 마을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제삿날이 가까워오면 오 회장은 제삿날까지 외출을 삼가고 부정한 일을 하지 않는다.
이곳 황도가 고향으로 육십 평생을 황도와 함께 살아온 그는 소싯적 잠깐 부산에서 알게 돼 연이 된 정복희(59) 여사와 결혼해 2남 2녀의 자녀를 뒀다.

4면이 바다로 과거 누런 보리가 익어가는 섬이라고 해서 황도라고 이름 붙여진 마을 황도.

주민 200여명이 오순도순 살고 있는 조용한 섬마을이다. 1977년 제18회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전국에 붕기풍어제를 알린 이 당제가 오 회장에게는 인생이고 절체절명의 숙명이다.

“바다에서 태어나 눈 뜨고 감는 순간까지 바다를 등져 본 일이 없습니다.”

낙이라면 인천과 수원에 사는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손주들이 공부를 잘하는 게 유일하다.

부디 지병 없이 동네 주민 모두가 만선과 풍어로 평화로울 수 있길 오 회장은 올해도 매년 같은 자리에서 제를 지내고 술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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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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