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매미가 있다. 곤충으로 태어나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나무껍질에 붙어 왱왱 우는 일이 전부다. 천적은 부리를 가진 새들이다. 새는 십리 밖에서 콩알도 볼 정도로 눈이 밝다. 새는 귀도 밝다. 사진가가 멀리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그 소리를 들을 정도로 밝다.

매미는 서로의 거리를 확인하거나 안정적인 신호를 보내기 위해 울고, 서로의 위치가 확인되면 집단으로 합창하여 주변 것들을 소리로 위협한다고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새가 저항능력이 없는 매미에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눈이 밝아 매미와 같은 먹잇감을 발견해도 왱왱거리는 소리에 위협받아 접근하지 못한다.

매미가 붙어 있는 나무 주변에는 굼벵이와 같은 벌레들도 많다. 벌레들이 매미 울음소리 주변에 있으면 새들의 먹잇감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매미의 인생과도 같다. 천적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내지 않으면 먹잇감이 되고 기자의 소리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자들도 먹잇감이 된다.

기자들은 나무껍질에 붙어 울어라! 울어야 삶에 지친 인간들이 나무 밑에서 쉬면서 노래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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