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관 센터장
서용관 센터장
소방방재청이 발표한 2012년 12월말 기준 전국 화재발생 건수는 39,319건, 구조 83,453건, 구급 619,618건이다. 하루 평균 화재만 120여건, 구급만 1500여건 접수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사건들에 대하여, 소방관서의 신속한 대응은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을까. 화재나 구급활동 시 골든타임은 4분에서 6분 이내이다. 즉, 골든타임인 4~6분을 넘김으로써 심정지 환자 등 응급환자의 응급처치 및 병원이송이 늦어져 소생률이 낮은 실정이며 소중한 생명이 사망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전국 소방서에서 화재나 구급활동 시 최우선으로 추구하고 있는 목표는 5분 내 현장 도착이다. 그러나 불길 초기 진압에 성공률을 높이고, 심장 질환 위급 환자의 소생률을 높이는 최소의 시간인 골든타임 안에 소방차나 구급차가 도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실정으로 나타났다.

2013년 6월에 시행된 조사에서 응급환자의 대부분이 소요 시간 내 응급 센터에 도착하지 못했고, 화재 출동 또한 마찬가지였다. 소방차나 구급차가 출동하면서 도로에서 지체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독일과 같은 나라에서는 소방차나 구급차가 지나가면 ‘홍해가 갈라지듯’ 좌우로 길 터주기가 법제화 되어있다.그러나 우리나라는 법으로 일부 제정되어 있는 내용도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으며 운전자들에게 길 터주기가 의식화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옆에 소방차가 지나가든, 구급차가 지나가든 자기 갈 길만 가면 된다는 식의 이기주의가 일부 운전자들에게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15일 오후 서울 노량진 수몰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구조대 차량에 길을 터주기는커녕 끼어드는 승용차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씁쓸한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는 듯하다.

물론 양심과 법을 준수하는 선량한 시민들이 대다수이지만 일부 몰지각한 운전자의 행동이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결과가 초래 되는 것이다.

주택가 인근 진입도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어 차량 내 스피커로 방송을 해 겨우 빠져나가는 경우는 물론. 아예 운전자가 나타나지 않아 멀리 우회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도로 위를 달리는 소방차나 구급차는, 하루에 일어나는 화재와 구급 건수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이웃, 우리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가까운 이야기이다.

소방차나 구급차 길 터주는 것은 법이나 과태료에 의존해야 할 일이 아니다. 개인의 이기주의를 버리고, 양보하는 의식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소방차나 구급차가 지나갈 때, 모세의 기적까지는 아니더라도 나 먼저 양보해주는 운전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아울러 도로교통법 등 관계법령의 개정을 통한 평상시 도로를 화재 등 긴급출동 시  긴급차 전용도로로 자동전환 및 지정 주행 중인 차량이 타 차선으로 피양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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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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