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대 의원
김원대 의원
영구적으로 지배할 것 같은 지난여름의 폭염과 땡볕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간다는 작별인사 한마디 없이 단호하고 매정하게 모습을 감추어 버리고 말았다.

들녘에는 익어가는 벼 이삭과 고추잠자리가 가을바람의 중매로 진중한 맞선들을 보느라 여념이 없다. 가을꽃의 전령사인 코스모스가 기립박수로 환영해 주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말없이 떠난 지난 여름날의 흔적들이 도처에 가득해 보인다.
민족의 대이동인 추석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해마다 치러지는 교통지옥 속에서도 국도와 고속도로, 철도, 하늘길, 바닷길 등에서 총천연색으로 한민족의 유별난 이동의식이 치러질 것이다.

그리움을 찾고 정을 찾아서 한바탕 대란을 피울 것이다. 어릴 적 뛰놀던 동구 밖은 사라졌지만 함께했던 친구들도 모두 고향을 떠나갔지만 마음 속 한 켠에 채색되어 있는 그 시절의 풍경화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명작으로 고향을 대신할 흔적으로 각인되어 오늘의 아쉬움을 곱씹을 것이다. 고향 산천을 찾게 되는 강력한 명분을 가지고 말이다.

40년 만의 폭염이고 오늘도 열대야가 지속 될거란 일기예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듯하다. 아리따운 아가씨의 목소리였지만 높아갔던 기온만큼 짜증을 받았으리라 사료된다.

태풍 예고 방송에 귀 기울이고 불안에 가슴 녹이던 시절이 언제였느냐는 듯이 오히려 그 흔한 태풍마저 없다고 은근히 불만까지 가졌던 지난 여름날이었다. 불가마 같은 열풍과 땡볕이 내리쬐고 간 흔적에는 풍년의 작물들이 산들 바람에 춤사위를 펼쳐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필자의 지론이 아니라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법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가치와 존엄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법을 존중하고 수호할 때 그 사회와 국가는 질서가 형성되어 예측 가능한 내일이 펼쳐지리라 강변하고 싶다.

그런데 법과 사회와 국가의 질서를 송두리째 부정하고 파괴하려는 어리석은 무리들이 가뜩이나 무덥고 힘들었던 여름날에 충격적인 흔적을 남겨주었다. 아무리 다원화 된 시대에 살면서 다양한 사고가 존재한다 해도 일어날 수 없는 행위들에 대하여 불쾌하고 섬뜩한 흔적은 높아만 간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 대국 15위권의 나라다.

리아스식 해안과 천혜의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태안군은 32개의 해수욕장들이 그림처럼 펼쳐 가고 있다. 전국 각양각지에서 더위를 피하고 소담스러운 먹거리와 넉넉한 인심을 찾아서 참으로 많은 인파들이 태안을 다녀갔다.

불행했던 사건으로 전국적 뉴스거리를 생산하기도 했었고 지명에 어울리지 않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었다.

어쩔 수 없었던 자연 현상들이 아니었고 총체적 부실에서 초래한 인재였기에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안면도 바닷가에서 통한의 흔적을 삼키며 영면을 기원해본다.

어디서 출발했고 어떻게 꼬였는지는 모르지만 볼썽사나운 태안군의회의 진흙탕 싸움은 지금도 진행형 속에 있다 주민을 위해 의회가 고민하고 봉사하고 희생하여야 함이 당연한 직분이거늘 오히려 주민이 의회를 걱정하고 염려하고 있으니 주객전도도 요분수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군민들의 상처와 분열의 흔적이 곳곳에 내재하고 있으리라 사료된다. 지난 여름날의 폭염과 땡볕이 자양분이 되어 가을이 맛있게 영글어 가고 있다. 태안군의 가치와 자랑은 힐링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지금까지 부딪히고 곡해해 생겨난 모든 불협화음들이 청명한 가을 하늘과 추석 명절의 따뜻함 속에 묻히고 소멸되어 한 점의 흔적도 없이 치유되길 간절히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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