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고 밤에는 열대야 현상까지 지속돼 잠을 못이루기 일쑤다.

일부지역은 아침 최저기온이 31도를 기록하는 초열대야 현상을 보이는 등 살인더위가 전국을 휩쓸며 사상자가 속출하자 급기야 초등학교 여름방학 개학시기를 자체적으로 늦추는 등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긴급 처방책도 나왔다.

이와 같은 폭염이 계속되자 가장 우려되는 것이 바로 전력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냉방기 가동을 중단한 채 절전에 나서고 있지만 올여름 들어 두 번째로 전력수급 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유례 없는 폭염으로 예비전력이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전력 사정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기상청은 이대로 갈 경우 조만간 전력수요가 최대 8050만㎾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시간당 전력 공급 능력 7744만㎾와 비교할 때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는 2년 전 블랙아웃의 악몽을 겪었다. 블랙아웃이란 쉽게 말해 대정전 현상을 말한다. 대정전의 원인은 자연재해나 사고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근원적인 이유는 전기가 부족해서 생긴다.

특히 일부지방의 경우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밤에도 실내온도가 34도 이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 날도 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없이 지내야 한다면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끔찍하다. 어떻게 해서든지 블랙아웃의 재현은 막아야 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체, 공공기관, 가정, 상가 구분 없이 전력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전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계속된 폭염으로 올여름 전력 수요는 예상보다 180만kW 상승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기온은 연일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산업부는 냉방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휴가자들의 업무 복귀가 늘어나면서 주초 전력수요가 사상 최대치에 이르고 예비력이 바닥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무 장관의 이같은 절전 당부는 절전규제, 산업체 조업조정, 민간자가발전 등 수급 대책을 모두 동원하더라도 예비력이 180만kW 안팎에 머물러 전력수급경보 4단계인 ‘경계’ 발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발전설비 총 용량은 8천375만㎾지만 이 중 20%는 가동도 못한 채 놀리고 있다.

원전만 해도 전체 23기 중 10기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자기 몫의 60%도 못하는 셈이다. 이는 전적으로 전력 당국의 책임이다. 아울러 안이한 수급관리로 벌써 수년째 온 국민과 산업체를 블랙아웃 위기로 몰아 넣은 책임은 꼭 묻고 싶다.

전력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발전소 고장마저 잇따르고 있어 국민들은 찜통더위도 모자라 언제 닥칠지 모를 대정전 공포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고비를 무사히 넘긴다 해도 올겨울과 내년 여름이 기다리고 있다.

여름과 겨울마다 겪는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다행히 살인적인 폭염이 이번주를 고비를 수그러들 전망이라고 한다. 국가 전체가 심각한 처지에 내몰리지 않도록 절전에 힘을 보태야 한다. 에어컨 온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전기 플러그를 뽑는 등 작은 것이라도 협력하자.

불볕더위에 어렵더라도 국가를 생각하고 이웃을 위하는 마음으로 이번주만 슬기롭게 넘긴다면 올여름 내내 우리를 괴롭협던 최악의 전력난은 당분간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력당국의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수요관리 매뉴얼을 다시 짜지 않으면 분명 머지않아 블랙아웃이라는 대재앙을 맞을지 모른다. 누누히 말하지만 어떤 일이고 간에 유비무환만큼 현명한 대책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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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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