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영(한국청소년육성회서산ㆍ태안지구회장)
오병영(한국청소년육성회서산ㆍ태안지구회장)
이 남자. 대표하는 수식어가 많다.

늘 고군분투하며 거리를 활보하기도 하고, 활시위를 당기고 있노라면 신선놀음은 저리가라다. 그런가하면 어젠가부터 지역 아이들에게 쏟는 그의 각별한 애정은 백화산로타리클럽 내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다.

오병영(59ㆍ태안읍 남문리ㆍ태안주류합자회사ㆍ사진) (사)한국청소년육성회서산ㆍ태안지구회장. 올해 백화산로타리클럽 제18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씨를 지난 9일 로타리클럽 사무실에서 마주했다.

언뜻 든 생각에 말장난이지만 ‘오병영’이라는 이름이 참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다.

신약성서에 보면 예수가 갈릴리호의 빈들에 있을 때, 한 어린아이가 내놓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도 남았다는 ‘오병이어’ 기적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대화중에 생각난 이 단어 때문에 혼자 흘깃 웃고 말았지만 오병영 회장의 얼굴에는 이러한 오병이어와 같은 여유로움과 대단한 너그러움이 묻어있었다.

그의 고향은 인근 홍성이다. 젊은 시절 직장 일로 부인 이경순(55) 여사와 함께 35년 전 태안에 안착해 터를 닦고 살아가고 있다.

또 그의 아들 둘이 모두 장가를 가 이젠 손자와 손녀를 둔 할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자기 아래 두 대를 태안에서 낳고 살게 하고 있으니 이젠 태안이 그의 제2의 고향이라 해도 감히 말릴 자가 없어 보인다.

한 직장에서 35년 넘게 일을 하다 보니 그의 곁에는 늘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이 넘쳐난다.

친한 술친구부터 함께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 동료들. 그리고 자신의 가족을 아끼고 살피는 이웃사촌들까지.

그의 태안생활은 봉사로 시작됐다. 막상 퇴근하고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 그리 많지 않았던 까닭이다. 사람도 만나고 지리도 익힐 겸 시작한 일이 태안읍서부자율방범대 일이다.

1991년 방범대장직을 맡고 난 이후 93년 자율방범연합대가 결성되면서 초대 창립멤버로 들어가 활동했던 게 지금도 그에겐 큰 훈장이다.

이후 4년 전에 명칭이 바뀐 경찰청 소속 (사)한국청소년육성회서산ㆍ태안지구회장직을 위임받고 올해 백화산로타리클럽 회장직까지 겸하며 그의 사회봉사활동이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그 전 대한궁도협회태안군협회장으로 이름을 알려온 그였지만 어쩐지 청소년육성회장이라는 타이틀이 그는 더 마음에 드는 눈치다.

방범대 생활 중 야간순찰을 하며 그는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매일같이 피부로 부딪히며 고민했다. 이 아이들을 정녕 거리로 내모는 문제는 하나 이상의 이유일테지만 원론적으로 풀자면 해답은 간단했다.

화목한 가정생활과 재미있는 학교생활. 그 이하도 이상도 없었다. 먼저 청소년육성회와 로타리클럽의 공통분모는 집안형편이 여의치 않은 아이들에게 장학금조로 학비를 도와주는 일이었다.

늘 빠듯하고 부족하기만 했다. 일시적인 명목의 돈이 아이들의 생활을 통째로 바꿔준다는 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소소하고 작기만 했던 일들이 자주 되풀이 되면서 아이들의 생활이 어제보다 오늘, 더 윤택해 지길 바라는 마음들이 많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에 올해 백화산로타리클럽에서는 지구 내 보조사업으로 소성로타리클럽과 힘을 합해 연간 1300만원 규모의 사랑의 집 고쳐주기 프로젝트와 청소년 인터렉트 창립을 준비 중에 있다.

지역 아이들과 함께하는 로타리 봉사야말로 청소년 문제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며 필요한 곳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맞춤형 봉사로 제격인 셈이었다. 그래서 올해 백화산로타리클럽의 표어는 ‘로타리 참여로 삶의 변화를’이다.

오 회장이 내거는 변화와 인내, 그리고 보람을 이보다 더 함축할 수 있는 단어가 또 있을까 싶다.

“태안지역 아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문화시설 부족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에 대한 무관심이 사실 이러한 문화시설 하나에서도 눈에 보이잖아요. 말로만 소통, 소통 외칠게 아니라 진짜 아이들과 마주하며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시급한 것 같아요.”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하고 늘 모험을 좋아한다는 오병영 회장. 본인이 좋아하는 일곱빛깔 무지개 희망을 헤아리고 있는 그가 이제는 또 어떤 희망을 태안지역에 꽃피울지 사뭇 궁금해지는 가을의 문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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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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