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박태식(52ㆍ사진 가운데)조합장과 남면농협 직원들이 농협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담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지난달 28일 박태식(52ㆍ사진 가운데)조합장과 남면농협 직원들이 농협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담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변화, 그것은 새로운 바람이 아니라 잔잔히 접어든 공기와 같이 자연스럽고도 평온한 것이었다.

2009년 5월 조합장 당선 이후 벌써 햇수로 5년째 ‘힘내라 농촌, 살아나라 남면’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박태식(52ㆍ남면 신온리ㆍ사진 가운데) 제6대 조합장. 그리고 남면농협 직원들.

2011년 우려와 기대 속 추진했던 청포대농산물판매장(하나로마트)이 지역 내 뿌리를 두고 건실하고 젊은 마켓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참들기름, 메주, 깐마늘 공장도 로컬푸드와 팜스테이 바람을 타고 남면지역 농산물 유통과 소비에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박 조합장 당선 당시 부실농협으로 낙인찍혀 농협중앙회의 무이자자금을 원조 받지 못했던 남면농협은 ‘박태식호’ 3개월 순항 속 중앙회의 신뢰회복을 얻어냈다.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박 조합장과 남면농협 전 직원들의 열정과 땀이 아니라면 감히 꿈도 꾸지 못했을 성과였다.

‘농협은 농협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한다’는 박 조합장의 지론은 뚜렷하다.  농협의 기본은 조합원들의 경제사업이며 복지증진이고, 처우개선에 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박 조합장이 고향 남면과 젊음을 몸 바쳐 일한 남면농협에서 조합장으로 일해보고 싶다고 결심한 것이. 박 조합장은 25년간 총무계에 근무하며 4명의 조합장들을 모셨단다.

그중 가인로 제2대 조합장처럼 진취적이고 원대한 포부를 가질 수 있을 거라는 일말의 희망이 박 조합장의 마음 속에 언젠가부터 싹 틔기 시작했다.

이러한 그의 뜻이 통했던 걸까. 1800여 조합원들과 47명의 직원들은 박 조합장의 든든한 응원군이자 착실한 멘토가 돼주었다. 다행히 남면농협은 4년만에 종전 22명에 머물렀던 지역 내 고용을 47명까지 끌어올렸고, 100억원 자산증액에도 성공했다. 500억원의 총자산도 83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중 효자사업은 남면농협 산하 2개의 하나로마트 중 눈에 띄는 실적을 올린 청포대판매장.  지난해 이곳을 찾은 이용객만 30만명에 육박했다. 2011년 13억2천만원(군내 농ㆍ축산물3억8천만원), 2012년 17억2천만원(군내 농ㆍ축산물 3억5천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또 올해 6월까지 7억7천만원의 판매치를 달성해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제1금융권들이 속속 통폐합을 선택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오로지 농협이 살 길은 농촌’이라는 기본을 직시한 것이다. 조합원들의 농산물을 전량수매하자면 통로가 필요했다.

관광객들의 유입과 맞물린 청포대야 말로 지역경제와 농산물판매에는 제격이었다. 인근 펜션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하나로마트를 찾을 경우에는 펜션에 그만한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화장지와 같은 생필품을 후원해 상호교류를 확고히 한 것이다.

박 조합장은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고 해도 농촌에는 아직도 작은 희망의 불씨가 있다”며 “태풍에, 폭우에 농작물은 망가질지언정 땅은 온전하다”는 지론으로 “땅은 주식이나 현금처럼 금세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인내와 땅의 솔직함을 언제고 믿는다”는 말을 인터뷰 중에도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그래서 남면농협은 조합원들이 생산하고 있는 콩과 고추를 전량 순회 수집해 태안과 서산지역 식당들에 납품하고 있다. 이렇게 해 지난해만 남면농협이 사들인 고추는 3만1천근. 이중 1만5천근을 팔았다.

도농교류협력의 기조로 산지직송 택배서비스와 절임배추사업도 구상 중에 있는데, 바다 속 소금이 풍부한 태안은 절임배추사업 장소로 제격이라는 것이다.

옛 서남중학교 부지를 사들여 수도권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된장담기, 김장김치담그기 등의 사업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사업 외에도 박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복지정책에 늘 고민하고 있다. ‘조합원들 자녀라면 뭔가 특별해야 한다’ 그가 내민 첫 번째 카드는 조합원들에 대한 예우였다.

원로조합원이 전체의 6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원로조합원들의 자녀들이 객지에서 오면 이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펜션을 잡아 주고, 평상시에는 농협직원들이 이들 조합원들을 수시로 찾아가 보살펴 드리는 돌봄서비스다.

실제적복지의 근간인 셈이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박 조합장은 젊은 인력투입에 확고한 고집이 있다. 농촌은 젊어야 하고, 또 이들이 있어야 농촌의 미래가 좀 더 희망적일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본인 스스로도 농협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하고 있다.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인 박 조합장은 “그곳(농협대학)에서 농협의 미래와 꿈을 찾는다”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 수업관계로 꿀맛 같은 주말도 반납해야하지만 그를 믿고 따라와 주는 직원들과 조합원들의 기대를 생각하면 “주말쯤이야”하는 생각이 더 크다.

농협의 2015비전은 ‘대한민국 NO1 유통ㆍ금융리더’다.

부디 박 조합장과 남면농협 직원들이 이러한 농협의 꿈을 남면의 '희망가' 속 함께 실현시켜주길 바란다.

속 시원한 단비가 대지를 적시듯, 남면농협이여 남면의 대표 유통ㆍ금융리더로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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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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