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임 원북여성자율방범대장
임종임 원북여성자율방범대장
지난해 스물다섯 여성대원들이 뭉쳐 발족된 원북여성자율방범대(대장 임종임).

1년이 지난 지금은 정예요원이라 자신하는 스무명의 대원들이 원북면을 지키고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여성대의 맏언니 노릇을 자처하고 있는 임종임(51ㆍ원북면 반계2리ㆍ원북건강원ㆍ사진) 대장은 늘 분주한 일상에서도 오롯이 방범대 활동을 그녀의 하루에 담고 있다.

서글서글한 눈매가 퍽 인상적인 그녀는 현재 반계2리 부녀회장직도 수행 중에 있는데, 지난해 초대 방범대장직과 동시에 중책을 맡다보니 몸도 마음도 많이 바빴다고 소회했다.

올해 초 발을 헛디딘 탓에 발목깁스를 하고 있는 그녀를 지난달 23일 그녀가 운영하는 원북건강원에서 만났다.

갑자기 찾아온 무더위 탓에 그녀의 다리보다 더 불편해 보이는 얼굴로 들어선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하는 임 대장.

시골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하다 보니 이제는 이곳 정서와도 많이 융화돼 보이는 그녀. 

실은 깍쟁이 서울 토박이다. 막내딸을 먼 충청도로 시집보내려는 부모 마음이야 다 같을까마는 남편 가재흥(53ㆍ사슴목장)씨에게 신뢰가 컸던 탓일까? 신혼 초 별 반대 없이 이곳 원북에 터를 잡았다.

이제는 아들과 딸을 한명씩 낳은 중년의 부부가 됐고, 나름 지역에 그녀의 인맥도 쌓였다.

깊은 주름은 잔주름보다 더 움퍽한 자국을 남긴다지만, 어디 웃는 얼굴에 생기는 깊음을 탓 하를 이 있으랴. 임 대장의 주름에는 때 묻지 않은 소녀의 청초함이 스며있다.

“막내와 막내가 만나 결혼해 홀시어머니를 모신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더군요. 하지만 평생을 이곳에서 어우러져 살다보니 이젠 원북이 고향 서울보다 더 익숙한 거 있죠?(웃음)”

임 대장은 1남2녀 중 막내, 남편 재흥씨는 3남1녀 중 막내. 스물셋 꽃다운 나이에 시집와 28년여를 타향 땅인 이곳 원북에서 고맙게도 잘 버텨줬다.

열아홉에 친정아버지를 여의고 철이 일찍 들었다는 임 대장은 매사 긍정적이고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는 성격에 단박에 원북면을 접수했단다.

그중 하나가 바로 원북면 맏며느리계. 맏며느리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는 원북맏며느리계는 이름 그대로 원북면에 거주하는 50~60대 맏며느리들의 모임이다.

현 1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올해로 15년째 우정을 다지고 있다고. 임 대장에게는 참 대단하고 자랑스런 모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임 대장의 시댁살이에 버팀목이 돼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막내며느리다보니 서툰 것도, 시골생활에 생소한 것도 많았을 그녀지만 그때마다 그녀의 든든한 재산인 언니들(?)이 삶의 나침반이 돼주었다.

폴폴폴… 약잿물이 끓는다.

3월에는 민들레, 5월에는 칡, 6월에는 양파. 생업전선에서의 치열한 현장 속에서도 그녀는 계절을 읽는다. 남편은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농장에서 사슴과 염소, 개 등을 먹이며 그녀의 일을 돕는다.

지난해 대장직을 내려놓고 30여년간의 의용소방대 생활을 정리한 남편이 여러모로 그녀의 일과 방범대 활동을 응원하고 있다.

“일은 남편이 다 하죠 뭐. 제가 하는 거라곤 가게지키는 건데, 그나마도 발목이 아파 지금은 이렇게 신선놀음이네요.” 임 대장은 또 말을 잇는다. “방범대 활동도 그래요. 우리 신랑과 대원들이 제 대신 동네 애경사 다 쫓아다니며 애쓰고 있어요. 다 제 복이지만, 대원들에게는 너무 고맙고 미안하죠.”

이제 막 2년차 원북면여성자율방범대. 지역의 관심과 사랑으로 애틋해질 날만을 꼽고 있다.

원북여성자율방범대는 원이중학교 귀가지도와 면내 도보순찰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또 작년 가을에는 저소득가정집 방문청소와 밑반찬봉사로 원북 여성의 힘을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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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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