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전어도 가을전어 못지않게 맛있습니다” 이진형 안면읍 중장1리 병술만어촌체험마을 이장 겸 어촌계장
“봄 전어도 가을전어 못지않게 맛있습니다” 이진형 안면읍 중장1리 병술만어촌체험마을 이장 겸 어촌계장
안면읍 중장1리 병술만마을.

깊고 그윽한 산 속을 헤치고 들어가다 보면 드넓게 트인 서해바다와 눈을 맞추게 된다. 그곳에서 우리는 맛도 잡고, 바지락도 캐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한때 절망이라는 이름과 가까웠던 이곳이 희망과 낭만이라는 생에 최대 지상낙원을 꿈꾸며 낮은 봄 높은 태양의 열기를 이따금씩 빨아들이고 있다.

2011년 제16회 전국어촌체험마을전진대회 우수, 2012년 제17회 전국어촌체험마을전진대회 최우수. 설립 2년 만에 전국 체험마을들 중 단연 최고라는 찬사를 받기까지 마을 토박이 이진형(51ㆍ사진) 이장의 공을 빠뜨릴 수 없다.

의문하나에 마을 전체를 포괄할 만한 해답을 가지고 있는 이 이장의 꿈은 가히 거대했다.

전국 내로라하는 어촌체험마을로 태안과 안면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싶다고도 전했다.

얼마안가 그의 꿈은 곧 현실이 됐고, 2010년 문을 연 병술만체험마을이 이제는 한해 평균 1만여명이 훨씬 넘는 숫자가 찾는 명소로 부각됐다.

모두들 안 될 거라고 말리던 그의 포부는 어느새 부러움과 환희의 시선으로 바뀌기 시작했는데, 그는 올해 마을 이장직과 더불어 어촌계장직도 함께 수행하게 돼 더욱 바쁜 한해가 될 거라고 했다.

고려말 삼별초 병사들이 주둔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병술만. 병들이 진을 치고 주둔했다고 해서 병술안이라고 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병술만으로 지명이 굳혀졌단다.

왕을 맞았다고 하는 유왕맞이. 검을 뽑았다는 뜻의 발검배, 말을 기르는 계곡이라는 의미의 목축곡, 망을 보는 언덕인 망재, 들마당, 줄밭머리. 마을 곳곳에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군사요충지 시절 흔적이 스며있다.

이 이장은 마흔둘이라는 다소 젊은 나이에 마을 이장에 선출된 이래 올해로 9년째 3선 이장이라는 타이틀을 목에 달았다. 146세대. 주민 390명이 거주하는 이곳은 오션캐슬 기숙사를 합하면 그 인구만도 170세대를 육박한다.

하지만 원주민 대다수가 70~80대 노인들이다보니 미래지향에 초점을 맞춘 개발계획이 필요했단다. 

“평생 바다에서만 생계를 유지해 나갔던 분들인데, 갈수록 노령화돼가는 마을에 어떤 핵심적인 계기가 필요했죠. 그게 바로 체험마을사업이었습니다”

체험마을을 만들게 된 건, 몇 해 전 오션캐슬 관광객 중 일부가 마을에 잠시 들렀는데 그때 마침 이곳에 매력을 느낀 ‘여행창조(강남구 소재)’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이 이장의 결단력이 한몫했다.

현재도 병술만마을은 이곳과 연계해 연중 캠핑장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25동의 캠핑시설과 각종 제반시설을 더해 최대 30~40여동의 텐트가 동시에 이곳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체험관광객들을 위해 마을 양식장 25ha를 제외하고 체험객들만을 위한 15ha 면적의 양식장을 추가해 원주민과의 마찰도 줄였다.

현재 어머니 김용분(78) 여사를 모시고 슬하 2형제를 키우고 있는 이 이장의 앞으로 계획은 경쟁구도에 있는 대야도어촌체험마을과의 간격을 좁히는 일이다.

여기에 주민들이 순차적으로 돌아가며 관광객들에게 맛체험 일일도우미(일당 2만원)를 맡고 있는 일도 대폭 늘려 단순한 소일거리가 아닌 진정한 프로의식을 갖게 하는 일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소박하게 살아온 주민들의 마음이 잠시나마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의 마음에 닿길 바랍니다”

언제고 찾아도 기쁘게 맞는 파도소리처럼 병술만어촌마을의 봄도 올해 아름다운 추억을 찾는 이들의 발길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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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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