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동백로에 위치한 일본체인생활용품 대형 판매점을 찾은 태안군민 중 상당수는 진열대마다 내걸린 부적절한 안내경고문 때문에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의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이 대형 일본체인유통업체 매장에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경고성 안내문이 모든 가판대마다 게시되어 있다. 
문제는 태안군민 K씨를 비롯해 이 매장을 이용하는 다수의 태안군민들은 수 십 장의 안내경고문을 읽을 때마다 “이용객을 잠재적 절도범으로 예단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쾌한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K씨는 “유튜브나 해외여행 사례 등을 보더라도 우리나라 국민만큼 양심적인 소비자는 없다는데, 왜 이 일본체인유통업체는 태안군민을 이런 식으로 무시하는지 자존심이 상한다”며 “문구도 기분 나쁘지만 현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이기도 하고, 이전 일본업체 상품 불매운동의 기억을 잊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더나가 “이런 안내경고문은 한두 장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게시하면 될 것을 각층 진열대마다 수백 장 진열해 생활용품을 판매한다기보다 고객을 단속·경고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 업체가 우리나라 국민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인식수준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세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1997년 국내 1호점을 개점하면서 국민 1000원 숍으로 성장해온 일본체인유통업체로 “작지만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생활용품을 제공하는 국민가게”를 표방하며 현재는 전국에 15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본지 기자가 해당 업체 직원에게 “이런 경고성 안내문을 내거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하나, 매장 평수에 비해 경고문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하자, 담당 직원은 “이렇게 해도 물건이 없어지는 일이 일어난다”며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취한 조치”라고 말했다.
기자가 “그런 조치라 해도 전체 손님을 예비 절도범으로 의심하는 식의 이런 경고문은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소비자 입장에서 이 경고문을 한 두 번도 아니고 모든 가판대에서 대하게 되면 누구라도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겠느냐”고 재차 따지자 “우리는 본사의 지시에 따랐을 뿐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기자는 D업체 본사에 연락해 해당 지점에 대한 안내경고문을 게시하도록 했는지 확인을 요청하자 본사 관계자는 “매장에 도난이나 분실 등이 자주 발생하면 그런 안내문을 부착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다만 안내문의 크기나 갯수는 본사에서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본사의 입장을 확인한 기자는 태안 D매장 직원에게 “이런 식으로 태안 소비자를 무시하는 처사가 지속된다면 군민들이 이곳을 이용하겠는가”라고 하자 “우리는 본사의 지시와 매장 운영관리 지침을 따랐을 뿐 문제될 점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는 D매장 외 다른 유통업체도 비슷한 안내경고문이 부착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태안의 각 대형 매장을 찾았다.
태안의 농어민마트, 하나로 마트, 서해안마트, 로컬푸드직매장 등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는 대형 마트 어디에도 D매장에서 본 것과 같은 안내문이나 경고판은 단 한 장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와 관련 N마트 관계자는 “CCTV 등 보안 시설을 갖추고 있고, 또 설사 손님이 한두개 집어가는 일이 있다 해도 마트에 오시는 고객을 상대로 재물 절취 시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겠다는 경고문을 가판대에 붙일 수가 있겠냐”면서 “일반 마트 운영자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반문했다. 
이어 “도난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보안을 강화하거나 시설을 보완하는 쪽으로 신경을 써야지 우리 물건을 사주시는 고객 분들을 그런 식으로 취급하면 되겠는가”라며 오히려 의아해했다. 
더나가 “나라에 국법이 있듯 장사꾼에게도 상도의라는 게 있는 것”이라며 “아마 그런 식으로 영업해도 물건 파는데 아무 문제 없다”는 오만이 일을 그런 식으로 처리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태안군민 K씨는 “판매자 입장과 소비자 입장 가운데 해당 경고문이 어느 쪽에 중점을 둔 것인가는 명확하다”면서 “좋은 품질을 좋은 가격으로, 고객의 기준이 D회사의 기준”이라는 해당 업체의 슬로건은 위선에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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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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