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교육지원청 윤여준 교육장
태안교육지원청 윤여준 교육장

태안미래신문은 가정과 교육의 달을 맞아 태안교육지원청 윤여준 교육장과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윤여준 교육장은 지난 2월까지 충청남도교육청 정책기획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충남 미래전환교육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우리 군에 대한 현안과 태안교육이 걸어갈 길에 대하여 윤여준 교육장님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Q. 안녕하세요. 교육장님, 뒤늦게 태안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태안군민과 교육관계자, 학부모와 학생 모든 분께 교육장님의 인사 부탁드립니다.

  태안의 이름에서 느껴지는 편안함과 슬로시티의 여유로움이 넘치는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 3월 2일 취임 후 첫 번째 일정으로 태안읍사무소를 방문하여 전입신고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줄곧 관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역민의 입장에서 태안교육을 바라보고, 현안을 폭넓게 바라보기 위함입니다. 앞으로 태안교육을 위해 유관기관, 주민들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여 공감받는 태안교육을 만들어가기 위해 고민하겠습니다. 많은 응원과 협조 부탁드립니다. 

Q. 지난 두 달여 동안 살펴보신 태안군의 장단점에 대하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교육장으로서 첫 공식 행보가 옥파 이종일 선생의 생가지에서 개최된 3·1절 기념 행사 참석이었습니다. 태안이 역사와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고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안교육지원청은 최초 전입 교직원을 대상으로 옥파 이종일 생가는 물론 동학농민운동 기념관, 만리포 유류피해극복기념관 등을 체험하며 태안의 얼을 느끼게 하는 연수를 진행합니다. 교사의 체험을 통한 인식은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매년 교육공동체와 함께 한반도의 최서단 섬인 ‘격렬비열도’를 탐방함으로써 살아있는 국토사랑 교육의 좋은 본을 보이고 있습니다. 태안의 또 다른 장점은 천혜 자연환경이라 생각합니다. 수려한 해변은 우리나라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이는 훌륭한 교육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태안이 충남 생태환경교육의 선두 주자로 발돋움한 것은 이러한 장점을 잘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2023년에도 환경생태 이끎학급, 마을교사와 함께하는 해양환경생태교육과정 지원, 해안 정화 활동 ‘다함께 줍쥬해유!’ 등을 실시하며 생태환경교육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단점이라기 보다는 태안 지역의 교육 현안에 대하여 말씀드리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소도시와 마찬가지로 태안 지역이 닥친 큰 문제는 인구 문제일 것입니다. 학령기 인구 감소로 인하여 인구소멸 고위험지역 지정으로 인한 문제는 공동체성 해체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를 가장 최전선에서 체감하고 있는 곳이 관내 작은 학교입니다. 안타깝게도 관내 작은 학교들은 학교를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Q3. 교육장님께서 언급하신 인구 문제는 지난 3월 본보에서도 ‘태안군인구소멸고위험지역 경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기사로 보도하였습니다. 급감하는 학령기 인구에 대한 교육장님의 진단과 극복 방안은 없는지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태안미래신문에서 보도한 기사,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특히 ‘회의와 연구를 아무리 거듭해도 행동이 없다면 인구소멸 위기는 다가온다’라는 부제는 가만히 손 놓고 기다릴 수 없다는 조바심이 생기게 합니다. 지역 교육기관 수장으로서 학령기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한 고민을 더욱 깊어지게 하였습니다.
  아쉽게도 인구 감소 문제는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의 인구 감소는 사회, 문화, 경제 등 다양한 분야가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학령인구에 대한 진단이나 극복을 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현시점에서 우리 지역의 학생 수 감소에 대한 태안교육지원청의 고민과 나름의 노력을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우선 교육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할 소모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소모임에서는 첫째, 학교와 학교 간 교육과정으로 작은 학교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방안, 둘째,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공동으로 풀어갈 수 있는 방안, 셋째, 지역청 입장에서 학교간 교육과정 거점학교 운영 등 도교육청의 지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민합니다.  그리고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유튜브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태안교육과 우리 관내 학교를 장점을 잘 살려 타시군을 넘어 타시도에도 홍보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학교와 학생들은 지역과 우리의 미래입니다. 우리 태안의 초, 중학교의 경우 이미 학교 유지에 대한 절박한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지자체, 지역사회와 함께 적극적으로 태안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겠습니다.  

Q4. 태안교육지원청에서는 학령기 인구 감소와 관련하여 어떤 교육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태안교육지원청에서는 작년(2022)부터 작은 학교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은 학교의 교육력 강화와 학생 수가 적어도 조화로운 성장을 촉진하기 위함입니다. ‘따로 또 함께 화목마실 수업’이라 부릅니다. 화목마실 수업은 학생 수가 적은 세, 네 개 인근 학교 학생들이 함께 배우고, 또래 친구들과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작은학교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과정입니다. 학생들의 학교(급)마실, 작은학교 교사들이 함께 고민하는 교사마실, 다른 지역과 교류를 통하여 태안 학생들의 외연을 넓히는 지역마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읍 소재 학구를 면 지역 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통학구역을 조정하는 등 작은학교가 유지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안 관내 한정된 학생을 분산하는 수준입니다. 앞으로 교육과정 거점학교 운영 등 태안만의 특화된 교육과정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지역공동체와의 협의를 통해 작은 학교의 발전적 통폐합 문제도 논의를 하려합니다.  

Q5. 교육장님께서 ‘충남미래교육 2030’ 어젠다를 세우시기 위해 애를 쓰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충남미래교육 2030’은 무엇이며 태안교육지원청에서는 미래교육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충남미래교육 2030’은 변화의 속도와 폭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교육체계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교육, 새로운 학교에 대한 준비입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역량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학교 교육이 멈춘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교육 정책에 대한 중장기적인 방향성과 실행력을 담은 계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교육의 연장선에서 교육과정, 공간, 디지털, 생태, 교육협력이라는 5대 전환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미래교육은 변화의 한복판에서 미래세대들이 어떻게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이 역할을 하는 가가 핵심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며, 어떤 환경을 갖춰,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학습과 삶을 이어주는 학습 공간, 개별 성장 맞춤형 교육과정, 교육협력을 통한 다양한 학습경험 제공 등 시대의 변화에 맞게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충남미래교육 2030은 그런 고민을 담았습니다. 태안교육지원청에서도 ‘태안미래교육 2030’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학습자 주도성 신장 및 학생 맞춤형 교육 확산을 위한 온, 오프라인 수업 지원장학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한 온채움 기초학력 종합시스템 운영으로 학습 저해 요인을 판단하고, 학습 수준을 적확하게 진단함으로써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보장하려 합니다. 아울러 학교자율특색과정과 학교별 특색을 살리는 창의적인 교육과정이 발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둘째, 공존과 상생을 위한 생태 전환과 디지털 전환을 추진합니다. 4차 산업혁명교육 중점 교육지원청 운영과 AI 특화도시 선포로 AI 중심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고, 내년 3월에 개관할 태안미래교육체험센터를 디지털 교육의 구심점으로 삼을 예정입니다. 생태교육은 선언적인 행사나 형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기후위기 등 당면한 인식교육과 지속발전을 위한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셋째, 마을과 함께 하는 교육협력입니다. 동네방네 ‘배움두레’ 정담회와 마을축제를 운영하며 상생하는 마을교육생태계 복원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을과 함께 성장하는 진로체험박람회 및 예술축전을 개최하는 한편,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하여 라온배움교실 및 행복동행사업 운영으로 지속적인 교육 복지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협력은 학생이 교복을 입은 시민이라는 인식의 바탕에서 시작됩니다. 단순히 마을과 학교의 연계 학습을 넘어 지역의 유지와 상생 측면에서 고민이 되어야 합니다. 마을과 지역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학습망, 안전망이 구축될 수 있도록 최대한 고민하고 지원하겠습니다.

Q6. 끝으로 학부모님과 태안군민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대화전문 인공지능 로봇인 Chat GPT는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광범위하게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에 학습되어 주어진 질문에 문장으로 답을 제시하지요. 아마도 교육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회와 교육환경은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세상은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큰 변화의 시기에는 무엇이 변하고 있는지,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를 언어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논의의 중심에 학부모님과 지역사회, 유관기관이 함께 가기를 희망합니다. 교육공동체의 결집된 힘으로 발밑까지 밀려온 변화의 흐름를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우리 학생들의 관점에서 함께 고민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이 아닌, 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성장하는 아름다운 동행, 함께하는 태안교육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최근 유네스코가 펴낸 「교육의 미래들 보고서」에서는 2050년을 바라보며 교육에 이렇게 묻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계속해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그만 두어야 하는가? 새롭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교육은 이 물음에 답을 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태안의 미래세대를 위해 교육공동체 여러분들과 이 답을 함께 찾아가겠습니다. 

 

오늘 교육장님의 이런 귀한 인터뷰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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