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남 칼럼
류수남 칼럼

10월 2일은 올해로 26회째 맞는 노인의 날이었다. 그래서 전국에서는 /이고.진 저늙은이/ 짐벗어 날 주오/ 나는 젊었거늘/ 돌인들 무거우랴/ 늙기도 서러커늘 /짐조차 지실까/라는 조선시대의문인 정철의 시(詩)를 새기며 노인들을 위로하는 행사를 한다. 
태안군 노인지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7일 오전10시 군청대강당에서 관내236개 노인정소속 약450여 노인들이 참석해 기념식을 했다. 이날기념식에서 가세로 군수와 신경철 의장의 축사와 이용희 노인회장의 인사말로 삶의 석양(夕陽)을 바라보는 노인들을 위로했다. 
가세로 군수의 큰절과 신경철의장의 인사말, 이용희 회장의 건강당부에 노인들은 박수로 화답(和答)했다. 
노인은 우리를 낳아 기르며 문화를 창조(創造)하며, 계승하고 국가와 사회를 수호(守護)하고 발전시키는데 공헌(貢獻)해온 어른이다. 
가정에서는 전통과 미덕(美德)을 살려 자손들의 봉양(奉養)을 받고, 충족된 의식주(衣食住)와 심신(心身)안정과 건강을 누릴 수 있어야한다. 또 취미와 능력에 맞는 사회활동과 노후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한다는 경로헌장낭독에 모두가 숙연해했다. 
인왕산 호랑이도 잡고 백화산을 단숨에 오를 수 있던 젊음은 가고 나를 싫어 떠나는 세월은 잡을 수 없으니. 느는 것은 백발과 한숨뿐이다. 백화산 밑의 작은 동네 태안군노인회가 노인들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가는세월 오는 백발은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밤새 안녕도 모르고 기약도 없이 헤어지는 노인들의 손에는 서부발전과 농협이 마련한 선물만이 내년을 약속한 것 같다.  
세월을 이기고 살아온 노인들의 주름진 얼굴과 힘없이 짓는 미소는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했다. 힘없이 짓는 미소와 힘없는 발걸음은 내일보다는 지금이 좋다는 느낌인 것 같다. 
삶의 석양길을 걷는 노인들에 힘을 주기위해 젊은 세대와 노인회에 부탁한다. 젊은이들이여. 삶이란 난로속의 연탄과 같다. 영원함은 없다. 난로속의 재를 비웃던 검은 연탄의 불꽃도 시간이 지나면 비웃던 재로 변하는 연탄같다. 그래서 열흘 피는 꽃이 없어 화무십일홍이라 했으니 노인을 무시하는 말과 젊음을 과시마라.  
이런 부탁에 지금이 이조시대냐고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조 시대가 전부 나뿐 것은 아니다. 무식한 늙은이의 부탁이다. 필자는 3년여 전 알림문이 없는 노인의 날 행사는 태안군 주최로 알았다. 그래서 식순을 유인물(油印物)로 제작해달라는 요청을 하니 예산이 없다는 변명을 들었다. 그래서 버리는 이면지를 활용하는 성의를 보여 달라고 주문한 바가 있다. 올해는 유인물 제작은 했지만 무성의한 부분이 있어 시정했으면 한다. 
행사를 진행하는 사회자와 기념식을 빛내기 위해 식전행사에 출연하는 강령낭독자의 이름이 유인물에 없어 아쉬움이 있다. 이들의 이름을 유인물에 알리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남녀 노인을 가르는듯한 사진게재도 삼가해야한다. 마치 남성노인만 허리가 굽은 것처럼 묘사(描寫)하는 사진보다는 노인모두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늙는다는 인식을 줘야한다. 
그런데 허리가 굽는 것은 전부 남자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가 않다. 특히 행사를 진행하는 사회자와 축하를 위해 출연하는 출연자의 이름은 알리는 게 좋다. 그리고 수상자들의 수상내역을 알려 모두가 본받게 해야 한다. 나도 그들같이 노력하면 수상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라. 공적사항을 모르니 무슨 일로 군수(郡守)나 의장(議長)그리고 도지사(道知事)와 국회의원상을 수상하는지를 모른다. 
그러니 기념식의 위상을 높이고 수상(受賞)자와 시상(施賞)자를 알 수 있게 내역을 밝혀야한다. 그리고 노인모두가 관심 갖고 참여케 하기위해서는 각 통,리(里)의 노인들에 알려야한다. 알고 참석 못하는 것은 말이 없지만 몰라서 참석을 못하면 불만이 많다. 이런 불만은 후원기관인 태안군과 서부발전, 그리고 농협도 불신을 받는다. 
내년부터는 경로당 대표들만의 잔치라는 오해를 받지 않게 하라. 만약 장소가 협소하면 우천이 아니면 군청광장도 좋다. 그래서 많은 노인과 자손들도 참석하게 하라. 자손들의 손을 잡고 참여하는 노인행사는 보기가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경노당 간부들 잔치라는 소리는 없어진다. 그리고 헌장처럼 문화행사를 보면서 즐거운 생활을 하게 하려면 각종 문화행사나 영화 관람은 관계부서와 협의해 각 경로당이나 복지관 또는 리·통을 통한 홍보로 모두가 참여 할수있게 다시 제언한다. 
우리 속담에 하찮은 호박나물에 속상한다고 했다. 사소한 것에 소외감을 느끼게 하지마라. 그리고 노인들은 대우를 받으려하기보다는 어른대우를 받으려는데 노력하라. 청치마 며느리도 세월이가면 시어머니가 되고 십남매 막둥이도 늙으면 할아버지가 된다. 생물학적 늙음은 누구도 피(避)할 수 없지만 어른이 되는 것은 노력하면 된다. 물속이 얕으면 흙탕물이 일고, 호랑이 없는 산에는 토끼가 승한다고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태안군민은 무슨 말인지 알라. 
우리 다같이 생각해보자.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감투욕심을 말이다. 그리고 사발과 종지는 구별하자. 사발물을 종지에 담으면 넘쳐서 버리는 게 많지만. 종지물을 사발에 담으면 적어서 보이질 않으니 사발과 종지는 구별하자. 
나는 종지인가 사발인가를? 또, 아무자리나 넘보지 말라는 대갱불화(大羹不和)를 명심하자. 우리 다(多)같이 자신의 능력과 자격을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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