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이 해양자원을 보조할 수 있는 문화관광 사업으로 각 지역마다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사실이나 전설 등을 소개할 수 있는 기능적 역할이 요구되고, 지역의 ‘자연환경 역사기록' 을 위한 부대기능들이 필요하다고 지난호(1, 2면-문화변동, 발 빠르게 대응해야)에서 언급한 바 있다.

태안군에서 가능성이 있었던 문화관광 사업을 꼽으라고 한다면 별주부마을 등과 주변 관광산업의 보조 기능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안타깝게도 현재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별주부 마을과 같은 기능들은 지역의 정체성과 환경에 맞게 설계된 선진국형 문화산업의 모델에 근접해 있음에도 활용가치가 더 없이 초라하다.

지난 주말 필자가 찾아간 별주부 마을 전망대도 굳게 문이 닫혀 있어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광경이 목격되었고, 운영을 하지 않는 이유를 궁금해 하는 관광객들에게 딱히 설명할 길이 없었다.
해양문화 자원의 보조적 기능들이 활성화가 되지 못하는 까닭이 있겠지만, 문화사업은 일시적인 현상이 미래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지도 않을뿐더러, 성공위주의 문화사업들이라면 모든 문화사업들은 실패의 연속이다.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 별주부 마을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우선 모든 시책들이 획일적인 관 위주의 운영에서 비롯된다. 참여정부 시절 이창동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을 하면서 문화사업의 자율성 보장을 위해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가지고 문화관광 지원업무를 추진했던 사실이 있고, 현재까지도 이러한 원칙 아래 국가의 문화사업들이 관리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관 위주 문화사업은 실적 위주의 안일한 운영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자율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문화사업들이 관 위주의 운영이나 관 의지에 따라 좌우된다면 민간에서 추진하는 소규모 문화사업들까지 위축받게 된다.

태안군 전체에서 민간이 추진하여 운영하고 있는 몇몇 소규모 문화사업들을 보면 관에서 추구했던 문화사업보다 더 내실 있고 창의성이 높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관공서의 문화사업들은 창의적 운영의 방해요소가 산재하고, 입김 쎈 지방정치인들까지 합세하여 실무부서에서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타 지역 사례들을 보더라도 주민대표라는 간판 하나로 아무 곳에서나 전문가 행세를 내어 독창적인 문화사업들을 그르치는 일도 허다하다.

관 주도의 문화사업들은 운영주체를 민간으로 완전한 전환을 유도하거나, 민간 스스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태안군은 문화관광 실무부서부터 담당자들에게 창의적 발상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배려와 실무자들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문화사업들은 타 부서의 사업추진 보다 성과가 늦게 나타난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하여 부서를 운영해야 한다. 실무자들도 문화사업의 특징을 개발사업이나 지원사업과는 다른 학술연구자의 자세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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