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남 칼럼
류수남 칼럼

장수(將帥)는 칼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장수(將帥)는 칼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옛날에도 호랑이(虎)없는 굴(窟)에 토끼가 승(王)하고, 무능한 권력은 칼끝이 춤추며 원성(怨聲)은 민심을 갈랐다. 그래서 성군(聖君)은 책사를 두고 장수는 칼(劒)을 옆에 찬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며 민의를 중시하는 의회는 주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전후좌우를 살펴 불만 없게 행사해야 한다. 주민들의 신뢰와 희망을 먹고사는 의회는 해불양수(海不讓水)같은 의정을 해야 한다.  
7월1일부터 9대지방의원의 임기가 시작된 의원들의 권한행사를 놓고 남용과 보복이라는 비판이 도처에서 인다. 이런 비판을 없애려면 민의는 존중하고, 처신은 신중하며, 새(鳥)는 새총으로 잡는 원칙의정을 해야 한다. 의정(議政)은 오기나 감정으로 하는 게 아니다. 인내와 소통과 협치로 하는 것이다. 특히 이해가 충돌되는 민원 의정은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민원인은 억지를 먹고사는 정치꾼과 이기주의자들처럼 행동하지 마라.우리 다같이 생각해보자. 
주위에 의정이라는 칼(劍)을 찬 생계형정치꾼은 없을까? 또 주민과 지역을 챙기는 정치인은 없을까? 또 가문의 영광과 자신의 영달을 위해 선수(選數)만 주장하는 몰염치한 의원은 없을까?  
태안군과 성남시의회는 의회에 대한 볼멘소리를 예사로 듣지 마라. 원성은 가을의 단골손님인 매미소리처럼 시끄럽다. 이를 증명하듯 8일 개회한 태안군의회 제288회 임시회는 첫날부터 소란이 있었다. 태안군의회 8대 의정구호는 변화와 혁신이었고, 9대는 군민이 행복한 태안군의회다. 소란을 자초한 의회는 어떤 변화와 무슨 혁신을 했는가? 
군민이 행복한 의회가 되려면 민원인 무시와 일방의정, 또 오해를 사서는 안 된다.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군민이 행복한 의회라면 8일 채택한 바다모래채취 및 행정절차중단촉구 결의안은 충분한 토의 후 채택해야 했다. 찬반이 충돌하는 민원은 쌍방의 주장을 들어보는 한마당 토론을 해야 한다. 그런 과정이 없으면 집행부를 길들이는 의회로 본다.  
본회의장에서 의원들 간의 주장이 충돌하면 쌍방 의견을 조율해 출구를 찾는 정회를 한다. 그런데 민원인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결의문을 채택한 이유가 뭘까? 해사나 풍력사업은 무조건 반대보다는 가감승제(加減乘除)가 필요한 사업이다. 본회의장은 점령군사령부가 아니다. 모두의 주장을 들어보는 열린마당이다. 화급(火急)을 다투는 민원이라도 바늘을 허리매서는 못쓰는 것 아닌가? 군민이 편안한 의정 책임자인 신경철의장은 해명을 해야 한다. 침묵하는 주민들이 보고 있다. 
의회는 집행부를 감시와 견제권같은 고유 권한이 있듯 지자체장에도 고유 권한과 불가침의 영역이 있다. 
본회의장은 모든 의견을 가감승제로 결과를 찾는 전당이다. 모두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 할 때 주민은 행복하다.
의원들은 지역과 주민만 보겠다던 약속은 지키고 욕심은 버려라. 의회에 고유권한과 고유영역이 있듯 집행부도 고유권한과 고유영역이 있다. 의원들이 존중받듯 지자체장도 존중받아야 한다. 집행부는 지역과 주민들에 도움 되는 소신행정을 하고 의원들은 선거구민만 보지 말고 주민 전체를 봐라.    
태안군의회는 해사와 풍력 행정은 집행부 판단에 맡기고 결과를 논하라.  태안군의회는 해사보다 더 급히 목소리를 낼 게 있었다. 현수막까지 걸고 지역을 혼란케 했던 박용성의원의 발언에 목소리를 냈어야했다. 의정구호처럼 군민이 편안한 의회라면 정확하고 양심적인 목소리를 내보라. 주민들의 의심이 사라지게 말이다.
정치인의 사과와 해명은 솔직해야 한다. 말썽의 중심에 있는 본인들은 본회의장에서 할 게 아니라 8개 읍·면 주민 앞에 사실을 설명하고 책임관계를 분명히 하라. 그러면 백화산이 울릴 정도로 박수를 칠 것이다. 진심으로 주민과 지역을 걱정한다면 조직의 이름과 본인의 직(職)을 걸고 책임감 있는 해명과 재발방지를 약속해라. 
태안은 왜 이리 소리가 나는가? 백화산을 지키는 호랑이가 없어서인가? 지역을 인도하는 지도자가 없어서인가? 아니면 억지의 달인들이 많아서인가? 아니면 생계형 정치꾼들이 있어 서인가? 
군수와 읍 면장 군의원과 사회단체장을 지냈다는 전직(前職)자랑은 많이 하는데 지역을 걱정하는 소리는 없다. 군수나 지방의원을 하려고 사족을 못 쓰면서 지역이 어렵고 혼란할 때 목소리를 내는 전직들은 없다. 
우리 다(多)같이 생각해보자. 자기욕심만 부리는 제인확금(齊人攫金)보다 매일 새로워지는 일신우신(日新又新)이 어떤가? 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는 군군. 신신. 부부. 자자(君君 臣臣 父父 子子)를 다 같이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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