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남 칼럼
류수남 칼럼

나(我)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왜 어려운 정치를 하려는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생계를 위해서인가? 아니면 자신의 영달(榮達)과 가문의 영광(榮光)을 위해서인가? 그것도 아니면 명예(名譽)와 치부(致富)와 권력 때문인가? 
나는 왜 지방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지역발전과 주민의 행복을 위해 헌신(獻身)하려고? 아니면 지역에서 대우받는 생계형 월급쟁이가 되려고? 아니면 가문의 영광(榮光)과 자신의 영달(榮達)을 위해서? 본인들은 알 것이다. 또 선거 때마다 울려고 출마했나? 웃으려고 출마했나? 
선출직은 네가 낙선(落選)해야 내가 당선(當選)하고 네가 울어야 내가 웃는 잔인(殘忍)함이다. 분하고 원통한 낙선자의 눈물은 당선인에게는 기쁨의 눈물이다. 경쟁(競爭)사회에서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다. 수많은 경쟁들 중에 특히 선거에서는 겸손이나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反省)과 성찰(省察)은 없다. 반성이나 겸손보다는 상대의 약점을 찾아 침소봉대(針小棒大)해 주민을 현혹(眩惑)시키는 경우가 많다. 지역을 위한 공약보다는 상대의 치부를 찾는데 혈안이다.   
20대 3.9대선과 제8회 6.1전국동시지방선거도 예외가 아니었다. 4~5년 주기로 치러지는 대선(大選)과 지방선거는 4~5년 후를 기약(期約)하고 모두가 끝나 담장너머로 숨었다. 선거가 끝나다보니 송대관의 노랫말처럼 쨍하고 해뜬날이 온  당선자도 있고, 손인호의 노랫말처럼 나는 속았다며 유권자를 원망하는 낙선자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울려고 왔는가? 웃으려고 왔는가?를 묻는 고운봉의 노랫말처럼 푸념하며 슬픔에 찬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세상사는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는지 모른다. 6월1일에 실시했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제 끝났다. 그러나 후폭풍은 언제 수그러들지 알 수 없다. 이제 국민들은 누구에게 투표를 했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反省)과 성찰(省察)을 해야 한다. 
그런데 모든 후보들이 제일 먼저 반성하고 성찰해야할 존경(尊敬)이라는 용어는 사라지고 목에 힘주며 주민을 외면하는 것만 들풀처럼 보인다. 선거 때 후보들이 입에 달고 살았던 존경이라는 단어(單語)는 사라지고 원망과 욕설이 들풀처럼 번진다. 
존경이라는 말은 3.9대선이나 6.1선거를 포함해 모든 선거에 참여했던 후보들이 선거(選擧)때 유권자들에 아부(阿附)용으로 사용했던 한시적 선거용어다. 그렇다보니 선거가 끝나면 부잣집 머슴 나가듯 오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사라졌다. 
존경(尊敬)하는 국민(國民), 존경하는 도민(道民), 존경하는 시민(市民), 존경하는 군민(郡民)이라며 선거(選擧)때만 사용하는 아부(阿附)용어도 다음 선거 때 보자며 담장 밖으로 사라졌다. 대신 들불처럼 번지는 불만과 욕설은 만산 녹엽(綠葉)처럼 무성하다. 이런 욕설과 불만을 뒤로한 6.1선거에서 당선(當選)한 이의 축배(祝杯)와 낙선의 고배(苦杯)를 마신 낙선인들은 웃고 웃는 희비(喜悲)가 엇갈리니 뉘를 봐야할지 걱정이다. 
그렇다보니 울고 웃는 희비의 중심에는 당사자와 가족들, 그리고 선거기간동안 후보를 지근에서 도왔던 참모들과 지지자들의 희비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보니 송대관의 노랫말처럼 쨍하고 해 뜰 날이 돌아온다고 믿었던 당선자들과, 지지자로 비유되는 저 달이 날 속일 줄 몰랐다며 배신감을 느끼는 손인호의 노랫말, 또 울려고 내가왔던가 웃으려고 내가 왔던가라며. 후회(後悔)와 한탄(恨歎)의 피를 토(吐)하는 고운봉의 노랫말이 이들의 솔직한 심정을 대변한다. 화투판에서 돈 잃고 기분 좋은 사람 없고 경쟁에서 탈락해 기분 좋은 사람은 없다. 
그러니 승자(勝者)는 패자(敗者)를 위로하고 패자는 승자와 동행(同行)길을 찾아라. 자웅(雌雄)의 결전을 바라보며 응원했던 민초들은 이들이 어떤 언행을 하는지를 세심히 지켜보라.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으려고 내가 왔든가 /비린내 나는 부둣가의 이슬 맺은 백일홍 신세의 낙선자들과 쨍하고 해 뜬 날을 보는 당선자들의 희희낙락(喜喜樂樂)에. 평생 동안 속아 사는 민초들은 이제는 속고 사는데 익숙해 4년을 또 속아야지 하며 자위(自慰)로 4년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러니 4~5년후 에 찾아오는 선거로 심판하기 위해서는 각오를 단단히 하라. 그리고 우리 곁에서 활동하는 선출직들의 일거일동(一擧一動)을 살펴서 다음에 심판을 하라. 특히 6.1선거에서 당선한 당선인 중에는 혈세(血稅)로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이권(利權)을 찾아다니는 정치꾼들은 없는지를 살펴라. 또 가문(家門)의 영광(榮光)과 자신(自身)의 영달(榮達)을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하는 정치꾼들은 없는지도 살펴라.
민초들은 관심을 갖고 살펴라. 찬비 내리는 부두가(埠頭街)신세의 낙선자(落選者)들과 쨍하고 해 뜬 날을 맞은 당선자當選者)들을 보는 민초들은 정신을 차려라. 이제는 속고 살았던 익숙함에서 벗어나라. 그리고 혈세로 호의호식하는 생계형 정치꾼들이 있다면 이제는 속지말자. 노래나 해야겠다. 6.1선거에서 선거구가 바뀐 지방의원 후보들과 전략공천이라는 금잔(金盞)술에 취해 정신이 혼미(昏迷)했던 후보들의 심정은 어떨까?
잘 있 거 라 나는 간다. 이별에 말도 없이라는 노래로 위로하며 발길을 돌릴 것이다. 그리고 그대와 둘이서 첩섭이어(??耳語=귀에 입을 대고 귓속말을 하는..)로 꽃씨를 심던 그날은 어디가고 찬비만 내리나? 윤항기가 노래로 말한다. 나는 어떡하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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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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