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뫼신문 발행인 전영주
▲ 놀뫼신문 발행인 전영주

50억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에서 인류가 생겨난 건 고작 10~20만 년 전이다. 그리고 인류가 석유와 석탄을 지구에서 캐 쓰며 지구 전체를 망가뜨리고 있는 것도 불과 몇 백 년 밖에 안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근 10년 사이의 변화다. 최근에 등장한 스마트폰, AI(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메타버스 등 그동안 없었던 문물들이 미래를 규정하고 있다.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자는 가장 강한 자도, 가장 현명한 자도 아닌 변화하는 자”라고 하였다. 이 말을 되새기며, 변화하는 세상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실제 ‘현실의 세상’보다 훨씬 큰 ‘상상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새 우주 ‘메타버스’가 태동된 이유

 

메타버스는 ‘메타(초월, 가상) + 유니버스(우주)’의 합성어로 ‘초월우주’ 정도로 번역된다.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다. 국회 입법조사처와 국립국어원에서는 2021년 1월 ‘메타버스’를 ‘확장 가상세계’로 정의하고, ‘나를 대신한 아바타를 가지고, 온라인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풀어서 해석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좀 더 넓은 상위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메타버스는 5G 상용화에 따른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코로나19 팬데믹의 비대면 상황에서 온라인 추세가 가속 확산되면서, 미래 신개념의 활동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김상균 교수는 그의 저서 『메타버스』에서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 ‘디지털화된 지구’를 ‘메타버스’라고 부른다”고 정의한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 안에는 증강현실, 가상현실, 가상세계,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같은 것들이 있다”고 나열한다.

김 교수는 대표적인 ‘증강현실’로 2015~2016년 유행하던 닌텐도의 포켓몬고 게임을 지목한다. 스마트폰을 어딘가에 비추면 실제없는 포켓몬이 나온다. 공간은 실제 존재하는 현실이고, 보이는 포켓몬은 가짜인데, 이것이 ‘증강현실’이다.

‘가상세계’는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과 같은 것이다. 수백, 수천 명이 동시에 들어가서 전쟁도 하고 자기만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그런 게임을 말한다. ‘가상현실’은 ‘가상세계’ 게임 속에서 두툼한 고글을 쓰고 직접 들어가 보는 것으로 ‘가상세계’는 ‘가상현실’보다 더 큰 개념으로 보면 된다.

김 교수는 ‘라이프로깅’과 ‘거울세계’를 묶어서 ‘내용은 현실’인데 이걸 보여주는 ‘공간이 가상’인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그 예로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들고 있다. 현실인 본인의 삶을 어디 존재하는지 모르는 페이스북 서버,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 공유하는 것이 ‘라이프(삶)’ ‘로깅(기록)’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라이프 로깅’한 ‘개인의 삶’이 각종 SNS를 통해서 전파되고 공유하면서 작게는 하나의 회사가 되고 크게는 경제나 산업이 되고 있다. 바로 이것을 ‘존재하지 않는 공간’으로 옮겨 놓은 모델이 바로 ‘거울세계’다. 거울세계는, 엄청나게 큰 비즈니스나 어떤 물리적 공간을 스마트폰 안에 구축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거울세계가 바로 ‘배달앱’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블랙미러(검은색 거울)라고 부르는데, 그래서 ‘거울세계’라고 명명한다.

 

우리 일상을 빨아들이는 메타버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학교를 가지 못하는 초·중학교 학생들이 ‘줌(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수업을 하였다. 줌처럼, 코로나 상황의 비대면이 ‘메타버스’를 생활 속으로 끌어들인 기폭제가 되었다.

코로나 이후 “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 불쌍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신입생 환영회도 한번 제대로 못하고, 오리엔테이션 같은 것도 못 하였다. 그런데 1년 정도 지나니까, 신입생들을 위해 2학년 3학년 학생들이 시간을 정해 각자 집에서 줌이나 가상공간에서 같이 술 마시고 신입생 환영회도 하고 게임도 가능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대면공연이 안 되니까 처음에는 그냥 공연을 녹화해서 보여주었다. 거기서 만족을 못하니까 실시간으로 줌에 참여해 공연을 보며 댓글도 달아가며 참여했다. 거기에도 만족을 못 하니까 직접 관객으로 참여하였다. 본인 ‘아바타’로 직접 입장하고 참여하는 ‘메타버스’는 어느새 우리 생활 가운데로 들어와 있는 것이다.

현재 메타버스 관련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많이 나온다. 이것은 아직 ‘메타버스’가 일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80년대 C언어, 코볼, 베이직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 공부를 따로 했지만, 지금은 그런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메타버스’가 확산되기 직전 단계에 있다 보니까 이런 어려운 개념들이 먼저 나오는 상황이다. 구글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WiFi라는 단어의 빈도가 2015년을 정점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2015년보다 현재 WiFi를 안 쓰는 게 아니라, 지금은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균 교수는 『메타버스』에서 “인간의 마음에는 세 가지 욕망이 있다”며, 그 첫번째로 ‘자극’에 대한 욕망을 꼽는다. 여기에는 ‘여행가고 싶은 마음과 더 많은 걸 갖고 싶은 마음’ 같은 게 포함된다고 서술한다. 다음으로 거론한 것은 ‘지배’에 대한 욕망인데 ‘더 많이 이루고 싶은 마음, 더 앞으로 나가고 싶은 욕구’ 같은 것이고 열거한다.

세 번째는 ‘균형’을 맞추려는 욕망이다. ‘자극’과 ‘지배’를 추구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생기는데, 이 스트레스를 피하려는 항상성(恒常性), 즉 균형을 맞추어 보려는 욕망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은 자극, 지배, 균형에 대한 욕망을 계속 추구해 왔는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세 가지 다 안 좋아지는 상황이다. 여행도 못 가고 경제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보니, 온 지구가 뒤로 가는 듯한 불안감과 함께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다.

이 대안으로 찾아낸 게 메타버스다. 소설 속의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우리가 원래 쓰고 있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속으로 끌어들였다. 인간의 자극 욕구, 지배 욕구, 균형 욕구를 손쉽게 달성하게끔 하도록 또 하나의 세계, 가상 공간을 제시해 놓은 것이다. 즉, 디지털상에서라도 인간의 꿈과 욕망을 펼칠 수 있도록 사이버상에서 더 넓은 공간을 만들어 주려는 작업이 오늘도 ‘메타버스’를 통하여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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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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