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이근영

태안읍 남문리 출신 이근영씨가 「시현실」 가을호에서 시부문으로 신인상을 수상하여 등단했다.

이근영씨는 태안초(53회), 태안중(19회), 성남고를 거쳐 건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은광여고 교사, 대진대학교 인문대학장, 대진대학교 7대 총장을 끝으로 교수직은 물러났으나 끝없는 시심으로 이번에 시인으로 등단하여 노익장을 과시했다.

본지는 당선작품 ‘도봉산장’ 외 4편 중 ‘태안’을 싣는다. /편집국

 

태안

 

너는 끓는 해를 끌어안고 신열에 몸부림치다가

갈비뼈 사이로 다 타버린 어둠을 퍼내는 중이야

 

들떠 앓는 상처마다 온통 꽃들이 눈을 뜨지 밤에서 아침이 오는 동안 다 식어버린 품에는 뭇 것들이 부지런히 구멍을 내고 뿌리를 감추었네

 

자잘한 것들은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다렸어

 

너의 내력은 기다리는 것이지

 

동학 북접 마지막 싸움에서 맞아 죽으면서도 그랬지 매달려 죽으면서도 그랬지

육이오 읍내에서 평천 넘어가는 고갯길 바위에 피가 흘러 내가 되어도 그랬지

 

붉은 해가 바다에 빠질 때마다

백화산 바위틈마다 모진 눈물 적시면서도

동백꽃 모가지 떨어지는 날에도

 

너의 내력대로 기다리는 거지

 

오직 태안泰安을 기다리는 거지

 

아직 그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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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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