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남
류수남

땟거리가 없어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했던 옛사람들은 추석을 손꼽아 기다렸다. 들녘을 황금색으로 수놓은 오곡(五穀)들이 주인에 머리 숙여 인사하고 텃밭의 콩잎도 황금옷으로 바꾸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고 했을 것이다.

부서진 과일궤짝으로 부엌살림을 꾸리고 조반(朝飯)석죽과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옛사람들은 추석을 기다렸다. 그러나 지금은 남아도는 것이 쌀이고, 버리는 것이 음식과 옷이며, 살림도구다. 이처럼 세상이 바뀌면서 옛사람들의 주식(主食)이었던 보리밥과 수제비, 호박죽과 칼국수(밀국?)는 별미(別味)로 먹는 세상이다.

사람을 믿고 이웃을 사촌처럼 의지하며 살았던 시대는 가고 알고지내는 사람들이 더 무서운 세상이다.

이슬같이 깨끗했던 땅속의 지하수와 민초들의 양심(良心)도 변하니 추석을 기다리던 시대상은 소설에서나 읽을 수 있는 옛말이 됐다. 세상은 억지와 목청 큰 사람들이 지배하고 양심적이고 순한 사람은 설자리가 별로 없는 세상같다.

싸리문과 거적문은 쇠문으로 변해 도둑을 ?든 개(犬)는 주인과 한방 쓰고, 쥐를 잡던 고양이는 쥐에 물리는 세상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이(2)번아 잘 있거라. 육(6)번은 간다라는 우스갯소리의 세상이다.

지금은 추석보다는 대통령을 뽑는 대선(大選)과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總選)을 기다린다. 선거 때만 되면 친절(親切)하기 그지없고, 인사성은 추석달 만큼이나 밝으니 이보다 더 좋은 날이 어디 있을까? 뿐이랴, 조상의 묘에 하던 큰절을 선거날만 되면 받으니 이보다 더 좋은 날이 어디있나?

평소에는 마주칠까 돌아가고, 차를 타면 모르는 척했던 그들이 선거철만 되면 차를 세워 아는 척하는 선거철이다. 그뿐이랴? 각종 편의 시설과 물가안정에 세금도 낮춘다니 이보다 더 기다려지는 것은 없다. 배고품과 상하(上下)를 모르는 현대인들과는 달리 인사성이 보름달같이 밝은 선거 날을 기다린다.

그래서 내년 3.9의 대통령선거와 6.1의 지방선거일이 옛날의 추석만큼이나 기다린다. 또 일부대선 예비주자들이 일부 부처(部處)의 통폐합과 폐지를 한다니 기다릴 만도 하다. 각설하고 이런 소리를 듣는 공무원들은 어떻게 들릴까? 특히 성남시 같이 보도 자료에 담당자의 개인전화번호를 기재하는 것에 태안공직자들의 생각은 어떻게 볼까?

태안군청 안내전화는 군민을 먼저 생각한다는 안내와는 달리 사무실에 걸려오는 전화도 안 받는 공직자들은 어떻게 봐야하나? 5일 민원인을 대했던 A과 공직자들은 말해보라. 그들의 행동은 열심히 하는 공직자들까지도 불신을 받게 한다. 특히 읍·면장들은 설명이 안 된다. 자리에 없었으면 다음날에라도 통화가 돼야한다.

외부전화를 성의 있게 받는 것도 지금보다 더 높이 나는 태안의 모습이 된다. 누구나 실수나 지적(指摘)은 한번으로 족하고, 시정(是正)이 안 되는 것은 오기(傲氣)로 보인다. 태안군은 보령~태안군을 잇는 해상교가 개통되면서 안면읍과 남면은 태안의 관문(關門)이다. 그래서 도로변의 풀한포기라도 세심히 봐야한다.

읍·면정책임자는 로터리나 길섶의 풀한 포기도 신경을 써야한다. 다시 제언한다. 도로 순찰공무원은 파손도로를 포함해 길섶의 청소까지도 봐라. 또 읍·면장 들은 예산타령과 관활 핑계보다는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해 시정하게 하라. 주민들은 국도(國道)나 지방도(地方道)구분을 못한다.

그리고 지적하는 주민들에 불만보다는 반성을 하라. 말만 앞세우는 적극행정 실천다짐보다는 행동으로 보이는 적극행정을 해보라. 특히 외부전화는 성의껏 받아라. 한통의 전화에 어느 민원이 있는지 모른다.

어물전(魚物廛)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망신은 모과가 시킨다고 했듯 열심히 하는 공직들을 욕먹게 하지마라. 지난 5일의 A과는 반성을 하고 태안군 공직자들도 잠재적인 민원인임을 알아라. 태안군공직자들도 타기관에 전화를 할 때는 민원인 신분이다. 망매지갈(望梅止渴=매실을보며 갈증을 해소하..)의 심정으로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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