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四海)를 호령하는 백화산 밑의 작은 마을 태안(泰安)군은 태안(泰安)이라는 지명과는 달리 태안(泰安)하지가 못하다. 청정해안을 자랑하는 태안에는 해양쓰레기를 모으는 해양쓰레기 집하장 건설과 가정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소각장 증설 또 주민들의 민원이 담긴 군부대 이전과 안흥진성 개방요구 등 대형민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시설들은 반대와 찬성을 떠나 주민모두가 필요한 시설들이다. 그러나 님비현상이 일다보니 지역은 혼란하고 주민들은 사분오열(四分五裂)돼 군정은 어려움을 겪고 지역민심은 흉흉하다.

지난 20일 코로나19와 혹서(酷暑)에 지치면서도 산적한 민원해결을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하는 가세로 군수의 군정을 듣기위해 군수실을 찾았다.

 

지금 태안은 많은 대형민원들이 줄을 잇지만 그 중에서도 군사시설인 태안 3대대 이전추진을 놓고 말들이 많은데 태안군의 계획은?

 

42년 전에 자리한 태안 3대대는 오랜 시간 군민들과 고락을 함께 해왔죠. 그리고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는 국방시설이라 필요도 하고요. 그러나 지역 발전의 확장성을 가로막는 요소란 생각은 지울 수가 없고요. 그래서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외곽으로 이전이 바람합니다.

3대대가 태안에 주둔한 것은 지난 1979년경이니, 벌써 42년이 흘렀습니다. 강산이 네 번 변할 시간이죠. 군민들은 긴 세월동안 태안의 관문에 철조망으로 가려진 군사시설을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지켜왔습니다.

이젠, 첨단 무기의 발달과 안보환경의 변화로 국민 생활권내에서의 주둔형 시설은 도시 외곽으로 이전 배치해, 해안 감시가 용이한 거점형 부대로 탈바꿈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옮겨야하죠.

 

그러면 현재까지 군부대이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해법은 무엇이며 주민들의 생각은 어떤가?

 

지금부터 3년 전 군수로 취임해, 국방부, 국회 등 태안 3대대 이전을 위해 관계기관을 찾아다니는 발품을 팔았죠. 그 결과 국방부와 3대대 이전 문제가 현실화의 문턱까지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해 중국인 밀입국 사건이 태안의 해안가에서 발생했습니다, 참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죠.

그러다 보니, 국방부가 태안3대대를 옮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와 군민들은 실의 빠져 모두의 노력이 수포가 될 뻔할 시기에 군민들이 들불처럼 일어난 겁니다. 군민운동으로 부대 이전을 풀어보자는 의식 있는 분들이 모인 거죠. 처음에는 몇몇 분들이 나섰는데 이후 3개월 만에 외곽이전 서명운동이 들불처럼 번진 겁니다.

지역발전을 걱정하고 주민의 삶을 걱정하는 주민들이 관계기관을 찾아가 지역실정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군민(郡民)은 하나라는 것을 느꼈고 지역을 지키는 파수꾼은 정치인들이 아닌 군민임을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부대이전 서명에 동참한 주민은 2만 명이 넘습니다. 연일 가두방송, 대책회의 등으로 범군민추진회가 분주히 움직여 주셨죠. 이후, 국방부에 서명부를 전달하고, 32사단장과의 협의를 통해 태안3대대 이전 확답을 받아냈죠.

 

만약 태안 3대대 이전이 현실화 된다면 그에 따른 어려움은 없는가?

 

부대이전의 현실적인 문제는 예산입니다. 국방부는 기본적인 이전 방식은 기부 대 양여(讓與) 입니다. 이는 공공시설을 기부하면, 국유시설을 양여한다는 의미죠. 환언(換言)하면 신규 부대시설을 설치해주면, 이전하고 국유지를 넘기겠다는 얘기죠.

이 방식은 태안군과 같이 자립도가 낮은 기초지자체에서는 이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본 것이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용되는 1,500억 원의 기금을 태안군 전체의 발전을 위해 활용해 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은 2007년도 유류오염사고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해양오염 회복 및 주민의 복리증진 등을 목적으로 삼성출연 기금 1,500억 원을 보유하고 있죠.

태안군의 정책제안을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이 수용한다면, 상호 지역발전이란 명제를 실천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이는 허베이 조합의 법률검토와 내외부의 의사결정 단계를 거쳐, 순차적으로 태안군과의 실무협의를 통해서 구체화 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군(郡)은 태안3대대 주둔지 부지를 활용한 공익사업 등 허베이사회적조합의 운영목적에 부합하는 다양한 사업활동을 공동으로 펼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이번 제안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 본연의 활동인 조합 정관에 명시된 주요사업의 가시적인 추진을 독려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민원의 중심에 있는 태안3대대 이전문제는 6만 3천여 군민들이 함께 도움을 주시는 만큼, 과감하면서도 보다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것이 태안군을 믿고 함께해준 군민의 바람과 희망에 보답하는 일이 아니겠나 생각합니다.

 

끝으로 군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려운 문제일수록 다소 독창적인 방법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안3대대 부대이전을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군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지도를 부탁하며 감사를 드립니다.

/김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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