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남
류수남

생거(生居)진천(鎭川)사후(死後)용인(龍仁)이라 했던가?

진천과 용인은 지명(地名)이다. 진천은 충북이고, 용인은 경기도에 속해 있지만, 인간은 신후(身後)생전을 불문하고 명당(明堂)을 원한다.

그래서 지관(地官)에 의뢰해 좋은 집터와 좋은 묘(墓)자리인 명당을 찾는다. 심지어는 화투(花鬪)판에서도 그 자리가 돈을 따는 명당이라며 자리를 바꾸자는 소리를 한다고 한다.

이렇듯 세인들은 명당에 신경을 쓴다. 앉으나 서나 당신생각이라는 노랫말처럼, 사람은 앉으나 서나 명당을 찾는다. 금은보화(金銀寶貨)도 앉아야할 자리인데 서있으면 천덕꾸러기가 된다.

그래서 명당을 찾고, 집터나 묘(墓)자리가 명당이면 후손들이 한자리를 할 것 같다는 소리를 한다.

풍수지리(風水地理)의 대가들은 선거 때가 되면 잠룡(潛龍)들의 선대(先代)묘(墓)와 탯줄을 끊은 집터를 본다.

배산임수(背山臨水)와 좌청룡(左靑龍)우백호(右白虎)를 따지며 명당(明堂)과 허당(虛堂)을 본다.

길손들도 저 묘(墓)가 누구의 묘인지는 모르나 양지바른 명당이라며 부러워한다. 다만 허당의 사전적 의미는 땅이 움푹 패인 곳이다. 그래서 평지가 명당이라면 패인 땅은 허당이다.

그러나 강원도나 충청도지방은 사전적 의미와 달리 실리(實利)가 없거나 진지함이 없는 사람을 허당에 비유한다는 이도 있다. 기관(機關)도 명당과 허당이 있는지. 태안군은 많은 발전을 한다. 이는 군청 터가 명당(明堂)인가? 아니면 군민들이 다복한가?

2018년 가세로 군수가 취임하면서 청사입구부터 달라졌다. 1993년 개청과 함께 민원실 앞에 게양돼 주민들의 눈에 띄지 않던 태극기와 충남도기·군기와 의회기 또 새마을기(旗)가 주민들 눈에 잘 띄는 정문 앞으로 옮겼다.

그렇다보니 주민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깃발들이 명당(明堂)을 찾았다며 좋아한다. 그러나 지난해 말 체육관 입구 언덕에 세운 광개토 대왕비와 거액의 혈세로 제작한 태안예술인들의 작품이 들어설 동백로 로타리가 명당인지는 모르겠다.

국·도·군비 등 4억1천3백만 원의 혈세로 제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조형물은 태안의 대표수산물인 꽃게와 태안미래의 순항을 바라는 돛을 모티브 했다고 한다. 또 해양도시 태안의 비상(飛上)의지를 담은 갈매기와 화합의 상징인 종이배조형물이란다.

태안예술인들의 걸작품 (傑作品)이 왜 갈매기의 고향이자 꽃게의 안방인 해변(海邊)를 싫어할끼? 왜 이름도 다양한 백화산의 험석(險石)들과 마주할까? 서해 곳곳에서 잡히는 꽃게지만 작품화 해서 자랑하는 곳은 태안뿐임을 천하에 알리면 안되나? 그러기위해서는 동백로 보다는 유동인구가 많은 해변가나 대로변이 명당이 아닐까?

연작(燕雀)이 어찌 봉황(鳳凰)의 뜻을 알까 만은, 부지지병(不知知病)한 초인(草人)은 원산~안면대교의 영목항이나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해변 또는 보령에서 태안땅을 밟고 홍성과 서산방면으로 나가는 남면의 원청사거리에 세웠으면 어땠을까?

작품을 감상하며 사진촬영과 농산물쇼핑을 하게 했으면 안됐을까? 갈매기와 꽃게를 평생 보는 군민도 좋지만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체육관입구에 세워진 존귀(尊貴)한 광개토 대왕비나 동백로 복판에 세워진 작품은 외지인들의 발길이 많은 곳에 세워 그 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것은 어떨까? 이런 생각은 무식한 필자뿐일까? 축록자불견산(逐鹿者不見山)이라했으니 누가 뭐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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