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에 제보한 동영상에는 군과 면에서 수거된 쓰레기를 바다로 버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본보에 제보한 동영상에는 군과 면에서 수거된 쓰레기를 바다로 버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남자가 새벽 야음을 틈타 모아 놓은 쓰레기를 바다로 도로 버리는 충격적인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이 쓰레기는 군과 면에서 수개월동안 해안가로 밀려든 해양쓰레기 등을 수거해 포대에 담아 쌓아 놓은 것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익명의 한 제보자가 지난 12일 본보에 쓰레기를 해양투기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뒤늦게 밝혀졌다.

쓰레기를 버린 장소는 태안군 이원면 내리3구 큰어리골 해변으로 서해안에서는 보기 드물게 동해안의 바닷가처럼 물속에 있는 조약돌이 선명하게 보이는 청정해안 지역이다.

제보자가 제공한 동영상과 제보자의 말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5시 30분쯤 50대로 보이는 남자가 집에서 나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해안가에 모아 놓은 쓰레기 더미로 다가갔다.

50대 남자가 바다로 버린 쓰레기가 파도에 떠밀려와 해안가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다.
50대 남자가 바다로 버린 쓰레기가 파도에 떠밀려와 해안가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다.

쓰레기가 있는 곳은 남자의 집에서 약 50m 정도 떨어져 있는 거리였으며, 쓰레기는 10여개의 마대자루에 담긴채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쓰레기 더미에 도착한 남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마대자루를 해안쪽으로 마구 내던졌다.

10분쯤 지나자 자루에서 빠져나온 스티로폼을 신경질적으로 발로 차더니 이어서 이번에는 다른 마대자루를 힘겹게 끌고 오더니 발로 또 내질렀다. 바다를 향해 쓰레기를 발로 차고 내던지는 행위는 5시 55분까지 약 25분동안 계속 이어졌다. 자루가 터져 해안가에 널브러진 스티로폼이나 해양쓰레기들은 새벽에 내린 비에 거의 바다로 쓸려 내려갔다.

바다로 버려진 쓰레기는 약 1t여 규모로 북서풍을 타고 해안가로 밀려온 쓰레기를 공공근로자와 자원봉사자들이 수개월에 걸쳐 주워서 모아논 것이었다.

50대 남자가 새벽 바다로 내던져 버리기전 쌓여 있던 쓰레기들.
50대 남자가 새벽 바다로 내던져 버리기전 쌓여 있던 쓰레기들.

다음날 아침 광란의 쓰레기 투기가 벌어졌던 해안가는 쓰레기와 부서진 스티로폼으로 인해 쓰레기장을 방불케했다.

이 남자의 황당한 행위에 대해 궁금해 하는 기자의 질문에 제보자는 "아마 자기집 앞에 쓰레기를 쌓아 놓은 것에 대한 불만이 난폭한 행동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후 제보자의 신고를 받은 이원면사무소는 공공근로자 등을 동원해 며칠에 걸쳐 해안가로 밀려든 쓰레기들을 또 다시 수거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 사건에 대해 신고를 접수한 태안해경은 이러한 행위를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여 곧 수사에 착수했다.

태안해경 관계자는 "우선 문제의 영상이 담긴 CCTV를 면밀히 검토한 후 50대 남자에 대해 일단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과정서 사실로 밝혀지면 공유수면관리및 매립에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양에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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